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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자리 없는 흉부외과”
심성보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
[ 2017년 01월 31일 05시 30분 ]
"환자 부족한게 아니라 병원들이 수익 낮아 채용 안하는 실정"

'외과의 꽃’. 바로 흉부외과의 또 다른 이름이다. 흉부외과는 심장질환과 대동맥질환 등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고난도 수술을 행하기에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기피과’라는 인식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올해 레지던트 모집에서도 일부 대형 의료기관을 제외한 병원에서 흉부외과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데일리메디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하 학회) 심성보 이사장[사진]을 만나 대한민국 흉부외과의 현 주소에 대해 조명해봤다.  
 
“아무리 하고 싶어도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없다. 흉부외과 은퇴자 수가 레지던트 1년차 수를 넘는 2025년 이후 재앙이 올 수도 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심성보 이사장은 올해도 되풀이됐던 일부 병원의 저조한 흉부외과 충원율을 두고 이 같이 운을 뗐다.
 
2017년도 레지던트 전기 모집에서 흉부외과는 41명 정원에 24명이 지원했고 최근 전문의 시험에 19명이 응시했다.

"전문의 부족 따른 위험 상황 등 악몽사례 수집"
 
심성보 이사장은 “군대, 중도 퇴사 등의 제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실제 일 년에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 수는 채 10명도 안된다”며 “이는 절대적인 환자 수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부분 병원에서 수익이 안 되니 봉직의나 스텝 숫자를 늘리지 않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지난 2009년 의뢰를 통해 국내 흉부외과 적정 인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생산성으로 따졌봤을 때 150명~300명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심화되기만 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수 부족 현상에 학회는 ‘악몽사례’ 수집에 나섰다. 
 
각 병원에서 흉부외과 전문의가 부족해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들을 수집하는 충격요법을 통해 흉부외과 전문의 상주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설파하고자 하는 것이다.
 
심 이사장은 “흉부외과 전문의 부족으로 눈에 안 보이는 위험도 많다. 급박한 상황에서 뒤늦게 흉부외과로 와 문제가 악화되는 경우도 여러 번 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병원 간 흉부외과 전문의 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성보 이사장은 “흉부외과의 경우 의료 편중이 제일 심하다. 지방 병원에도 시설 및 인력 적정 공급을 통해 환자들이 무리하게 서울로 오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질적 정책 지원 시급, 학회 차원 봉사상 신설"
 
정부는 지난 2009년 흉부외과의 201개 의료행위 수가를 100% 인상하는 가산금 지원 정책을 펼쳤다.
 
심성보 이사장은 “정부에서 당시 레지던트 지원자가 18명에 불과한 것을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수가 인상을 통해 급격하게 감소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수를 막아보겠다는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지난 2008년 1차 개정 이후 8년 만에 수술과 처치 등 외과계 의료행위 점수를 인상하고 검사 관련 점수를 인하하는 내용을 포함한 상대가치 개편안을 내놓았다.
 
수술에 대한 원가보상률을 76%, 처치 85%, 기능검사 74% 수준으로 평가하고 이들 항목의 원가보상률을 평균 90%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심성보 이사장은 “그간 수술과 처치 등에 대한 낮은 원가보상률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외과 계통에 왔다”며 “특히 그 중에서 제일 심한 진료과가 흉부외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사라지고 나서 정책 지원 속도를 내봐야 소용없다”며 “현재 흉부외과는 문제가 심각하다. 일을 처리할 수 있을 때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과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 등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심성보 이사장은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우리 일을 사랑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각오가 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 등이 외과 계통을 더 힘들게 한다”고 역설했다.
 
학회는 올해 봉사상을 신설하고 국내외 봉사 활동을 희망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심성보 이사장은 “의료 봉사활동을 희망하지만 적절한 프로그램을 몰라 못 가는 회원들이 있다”며 “봉사 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상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영채기자 ycyun95@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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