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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저지 위해 긴장의 끈 늦추지 않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2월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열기로 했던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을 변경하면서 재활병원 종별 신설 등 쟁점 법안 심의가 연기됐다.
의료계는 한숨 돌리게 됐지만 언제든 다시 추진될 수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긴박한 실정이다.
재활병원 종별 신설 법안은 요양병원에 포함돼 있던 재활병원을 별도로 분리해 재활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국민의 재활치료서비스 접근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법안은 언제든 위험요인이 내재돼 있다. 물론, 한의사가 재활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내용이 추가되면서 의료계가 안테나를 세울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올바른 재활의료체계 구축이 아닌 자꾸만 '덧대기' 정책으로 방향이 굳혀진 듯 해 씁쓸할 따름인 것이 의료계 정서다.
재활난민 느는데 재활의료체계는 어떻게
현재 우리나라에는 회복기 재활치료를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권역별 재활병원 6곳,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전문병원 10곳 등으로 총 병상 수가 약 3100병상 정도에 불과하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민성기 회장은 지난 17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재활 “현 수가체계 하에서는 제대로 된 재활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현 주소를 진단했다.
대표적인 것이 입원료다. 환자들은 입원 후 3개월이 지나면 무조건 퇴원해야 한다. 동일 환자를 3개월 이상 치료할 경우 병원들에게 지급하는 입원료를 40%나 삭감하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들은 3개월 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그 주기를 2개월로 단축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민 회장은 “사실 3개월이 지났다고 칼로 무 자르듯 환자를 내보내는 병원이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라며 “마치 모든 병원이 그렇다는 비난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전제했다.
문제는 재활환자들의 골든타임인 6개월 동안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웃나라 일본의 행보와 대조적이라는 데 있다.
민 회장은 “재활난민이라는 문제점에 정확히 진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조기의 재활병원 종별 분리가 정답인 듯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재활난민을 바른 의료가 아닌 잘못된 의료의 길로 들어서게 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대학병원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은 이후 집중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에 입원하기 위해 장기간 대기를 하거나 이곳 저곳 의료기관을 떠돌아다니는 소위 ‘재활난민’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진료를 하면 할수록 의료기관에 적자가 발생되는 수가체계로 인해 집중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병상을 운영할 수 없어 병상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 회장은 “그야말로 아직 준비 되지 않은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의도를 알 수 없다”며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법이라는 틀을 정해놓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는 형식적 절차일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설익은 법 추진 막고 재활수가 정상화 시급"
재활의학과에서는 치료 자체가 '다면적'으로 이뤄진다. 환자 치료에 있어 의사는 물론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의 손길이 필요하다.
민 회장은 "특히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이 치료하는 과정을 들여다 보면 환자의 개인적인 일에서부터 정서 상태, 가정환경 등 상담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며 현 수가체계의 문제를 짚었다.
재활병원은 요양병원과 다른 의료기관으로 한약이나 침 뜸으로 치료하는 만성기 환자와 근골격계 통증 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다.
민 회장은 "설익은 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현재 재활의료체계 문제점을 분석하고, 재활의료인과 장애인 간 충분한 합의와 정부의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재활의료는 질병이나 외상 후 초기에 장애를 최소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대한재활의학회를 비롯해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정부와 순차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부 및 국회의 행보에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재활전문병원처럼 수가 현실화가 될 것인가. 이러한 물음으로 돌아간다면 고개가 갸우뚱 거려질 수밖에 없다.
재활난민을 단계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사회적인 안전 장치에 대한 고민도 시급하다. 전체적인 재활의료전달체계 정립이 요원해 보이는 것은 재활의 범위와 대상에 대한 정의가 명확치 않은 이유도 있다.
민 회장은 "재활의료전달체계 구축은 절실하다. 재활의료전달체계는 급성기 의료전달체계와 더불어 국민의료와 복지에 중요한 의료정책"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어 민 회장은 “전달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활의료기관의 정의, 구성 및 운영에 대해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건강보험재정과 장기요양보험 등으로 분리돼 사실상 비효율적인 재정 운영 체계를 점검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재활병원은 급성기를 지난 아급성기에서 회복기를 담당하고, 뇌졸중, 척수손상환자, 외상성 뇌손상환자, 뇌종양환자, 뇌성마비, 심폐질환환자 및 루게릭 환자 등의 재활뿐만 아니라 내과적인 문제 등의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 회장은 “아급성기 재활 치료가 필요한 재활환자의 치료와 삶의 질 관점에서 한의사의 재활병원 개설권도 반대한다”며 “만성기 재활환자를 위한 한의사 역할은 현 제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요양병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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