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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무법’ 시행을 앞두고 일선 의료현장은 차분함 속에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직 제도 시행까지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진료과정에서 불거질 환자와의 불편한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설명의무법은 의사가 수술, 수혈, 전신마취 시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고, 증상, 후유증, 부작용 관련 내용을 서면동의 받아야 하는 것으로, 오는 6월 21일 시행 예정이다.
물론 이 법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형사처벌' 조항이 삭제되기는 했지만 설명의무 및 서면동의에 관한 의료계의 반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는 특히 외과 계열에서 두드러졌다.
서울 소재 A정형외과의원 원장은 “수술 부작용의 경우 중요한 것만 설명하고 미세한 부분까지 모두 이야기하기에는 시간적으로나 환자 및 보호자의 이해도에도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 십개의 합병증 등을 모두 기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잘못된 결과에 대한 비판은 설명을 제대로 안했다는 내용으로 모두 의사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설명의무법’이 추진될 당시에도 의사에 대한 불신으로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 소재 B산부인과 원장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다 어떻게 예측하고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느냐”며 “마취부터 시작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서면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응급수술 등 위급하고 급박한 상황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그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환자에게 모두 설명을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중환자를 수술하는 입장에서 무리가 있는 처사”라고 토로했다.
대학병원은 의원급 의료기관과 비교해 설명의무 강화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경북 소재 C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병·의원과 비교해 대학병원은 상대적으로 설명의무 강화에 대한 부담감은 덜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수술 건수가 많은 일부 외과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서울 소재 D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설명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렇게 해 왔지만 설명의무가 법제화 되는 것은 환자의 충분한 진료시간을 뺏기는 것이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설명의무법 시행을 앞두고 일부 의사회·학회 등에서는 진료 과정 중 환자와의 의사소통 관련 연수강좌를 마련해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이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수술하는 입장에서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보다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며 “코에 걸면 코에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