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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를 국가가 대신 지불해 주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 되고 있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별도 사회적 기금에 의한 지원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승지 부연구위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재난적 의료비,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화 방안을 모색한다’라는 제하의 토론회에서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한시적 사업으로 시행됐고, 의료급여,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다 2017년까지 사업이 연장됐다.
임승지 부연구위원은 해외 주요국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정책 현황 분석을 통해 국내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의 제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내에서는 비급여의 급여화와 비급여 관리체계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힘든 만큼 그 사이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정질환 위주의 지원이 아닌 전국민 소득수준을 고려한 형평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고소득자의 이용 등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액의 장기치료가 필요한 29개의 질병목록에 대해 본인부담을 전액 면제하는 프랑스의 경우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국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요양병원 입원을 제외한 본인부담 의료비가 자격기준 초과 시 50% 지원 ▲동일주상병 연속입원일수 90일 ▲여러 질환은 1인당 2000만원까지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차상위계층과 건강보험 5분위, 의료급여 수급자까지 포함할 경우 대상자는 15만여명에 2500억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사회적 논의를 통한 지속가능한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암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희귀난치성 의료비 지원사업, 긴급지원 등과 중복되지 않도록 통합관리시스템 구축과 법적근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제도화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
건국대학교 김원식 교수는 “난치성 질환 등의 경우 사회적으로 의료비를 보장해 줘야한다”며 “비급여도 경제적 사정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정부가 보장해야 제대로 된 재난적 의료비 보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적 의료비는 급여와 비급여로 나눠 관리해야 한다. 비급여에 대해서는 사회기금을 형성해 병의원에 비용을 상환해야 한다”며 “기금은 담뱃세, 주세 등을 통해 형성하고 고가약품 판매수익 일부를 기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재난적 의료비를 지원사업이 아닌 급여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양대 유원섭 연구교수는 “향후 대규모 추가재원 투입과 그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수반되는 급여화를 전제로 한다면 적절한 급여화 방안을 공론화하고 제도운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의 지속성에 공감하며, 오는 3월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으로 종료 예정이 돼 있는 재난적 지료비 지원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정부입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험정책과장은 “복지부는 3월에 입법예고를 한 뒤 상반기 내에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도에 계속 사업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라며 “다만 재정당국과 협의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적 의료비 지원의 수혜자가 의료급여 수급자인 만큼 건보 재정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복권기금이나 건강증진기금 등 다른 국고 지원도 계속해서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