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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역할 변화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산별교섭'이라는 운영 방식은 물론 선제적 아젠다 설정 등 시대적 흐름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2일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창립 19주년을 맞아 향후 산별노조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은수미 전 국회의원은 “보건노조가 조합원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이제는 전체 근로자가 아니라 조합원들만을 위해, 또한 임금과 근로조건만을 위한 파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건노조의 공로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조 역할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지자들을 늘리기 위해서는 조합원과 비조합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를 아우르는 연대의식 고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건노조는 산별노조를 표방하고 있지만 간호사 직군의 빈번한 이직과 의료기관별 운영방식의 차이로 인해 전체 근로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동질성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자칫하면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평가되기 쉬운 조합원들만의 노조활동을 확장하고,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대화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이주희 교수도 “산별노조가 집단적 이기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공공이익을 대변하는 사회적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 의료공공성에 부합하는 대안적 임금체계 논의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신승철 전 위원장은 “산별노조 건설은 새로운 역할을 만들지 못하며 난관에 부딪쳤고 정치세력화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조합원 전체의 동의를 얻고 가치를 통일시키는 작업에 여유가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노조는 개혁의 주체인 동시에 개혁의 대상”이라며 “원칙을 강화하고 조직 보완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보건노조 측은 조합원 권익보호와 외연 확장 사이의 무게중심 찾기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각 지부에서는 조합원들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70만 명에 달하는 의료산업 종사자를 위한 연대도 해야 한다”며 “현재 노조가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조직화의 완성을 위해서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기”라며 “산적한 숙제들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1일 대의원대회를 거친 노조 측은 이달 27일경 올해 주요 추진사업 및 조기 대선을 대비한 보건의료정책 관련 요구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