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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스승·시스템 3박자"
“열정은 있었지만 방법은 몰랐어요. 길을 열어 준 스승과, 병원의 연구지원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 20편 게재는 힘들었을 겁니다. 연구자가 끈기 있게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제시 스승님 만난거 행운이자 축복"
4년의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수련 기간 동안 SCI급 국제학술지에 20편의 논문을 실어 화제가 된 외과전문의 김서기 씨(31)[사진]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한 말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 국제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한 이후 기회나 여건이 된다면 연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외과 전공도 수술한 환자의 암 세포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선택했다.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지만 방법을 몰랐다.
논문의 ‘논’자도 모르던 김씨를 연구로 이끈 사람은 갑상선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김지수 유방내분비외과장이었다. 자신의 진료, 연구만으로도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좌충우돌하는 제자를 헌신적으로 챙겼다.
제자는 스승의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 질책을 자양분 삼아 SCI급 논문을 쏟아냈다. 논문 한편이 완성되면 다음 주제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고, 지쳐도 끈기와 의지로 버텼다. 병원은 데이터 추출·논문 작성·영문 교정·제출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김씨는 “갈 수 있는 길을 보여 준 스승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며 “연구에 대한 개인의 강한 의지와 이를 북돋아주는 스승, 마음만 먹으면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 등 삼박자가 골고루 갖춰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선례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미래 어둡다고 하지만 최고가 될 길은 있어”
최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그는 내달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KAIST GSMSE) 박사과정을 밟으며 군 복무를 할 계획이다. 혈관생물학 연구실에서 암 세포 전이나 혈관생성 등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쌓을 것이란 전언이다.
그는 “임상논문만 쓰다 보니 한계를 느꼈다"며 "특정 치료법이 왜 효과가 있는지 알고, 명확하게 ‘A는 B다’라는 것을 밝혀내려면 기초연구가 필요했다. 더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 KAIST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을 경험한 외과전문의이자 기초연구자로서 다학제적인 관점을 가지고 갑상선암 진단 및 치료법을 연구를 할 것"이라며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려는, 외과의사의 본분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성적이나 인기과목에 연연하지 말라는 얘기다. 시장은 작은데 해마다 많은 의사들이 배출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인기과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뀌고 있고 어느 과든 최고가 되려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과를 선택해 최고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는 것이 의료계에 몸 담고 있는 의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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