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5만명의 인천광역시 계양구. 천마산과 계양산을 경계로 인천의 서부 도심과는 떨어져 있는 이 지역에 유명 중소병원들 간 혈투가 예상된다.
한 쪽은 일찌감치 이 지역에 자리를 잡으며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해 온 터줏대감, 다른 한 쪽은 전국구 브랜드를 앞세워 안착을 자신하는 신흥세력이다.
오는 3월2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개원을 앞두고 계양구 작전동에 혈투를 앞둔 전장(戰場)의 기운이 감돈다.
이 곳으로부터 불과 100m 남짓에는 비슷한 규모의 종합병원인 한림병원이 자리하고 있어 두 병원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실 계양구의 경우 인천지역에 운영 중인 종합병원 19곳 중 1개만 입지해 있었다. 한림병원이 이 지역 유일한 종합병원이었다.
때문에 인접해 있는 순천향대부천병원과 국제성모병원과 같은 타 지역 대학병원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만큼 다른 지역 의료기관 이용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 계양구 진출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지역민들에게 대학병원 못지않은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작전동을 낙점했다.
병원건립 부지는 계양구의 최고 상권인 계산택지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측으로 이마트가 있는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이다.
그러나 이 부지는 종합의료시설로 병원만이 입지가 가능해 그동안 사업성,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병원 건립이 지연되면서 22년간 방치돼 왔다.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흉물스러웠던 부지에 번듯한 종합병원이 들어서는 만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개원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한림병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규모나 환자 충성도 면에서는 한림병원이 우위라는 평가다. 한림병원은 524병상에 28개 진료과가 운영되고 있는데 비해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326병상에 19개 진료과가 개설된다.
또한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역주민과 호흡해온 거점병원 특성상 ‘환자 충성도’라는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병원’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최신시설, 심뇌혈관 분야에서의 강점은 한림병원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한림병원은 4년 전 최첨단 스마트의료빌딩인 제3관 설립과 기존 시설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적잖은 비용을 투자한 바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사실 이 두 병원의 수장들은 대한병원협회 임원들로, 서로 잘 아는 사이다. 한림병원 정영호 원장이 병원협회 정책위원장,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이 보험이사로 활동 중이다.
때문에 박진식 이사장은 메디플렉스 부지 매입부터 정영호 원장에게 양해를 구했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로 했지만 워낙 근거리인 만큼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한림병원은 암 조기진단,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심뇌혈관 질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종합병원 특성상 여러 진료과에 걸쳐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인천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두 병원 모두 특장점이 명확한 만큼 나름의 전략을 구사하겠지만 상생일지 상처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