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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강국 필수 요건 ‘바이오클러스터’
미국·싱가포르 등 선진국, 클러스터 기반 시너지 효과 창출 총력
[ 2017년 03월 17일 11시 35분 ]

바이오산업은 고도의 기술 기반 사업으로 전문화된 지식이 필수적이다. 전문화된 지식은 대면 접촉을 통해 이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바이오클러스터란 혁신적인 바이오 연구를 위한 대학,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기업, 연구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병원 등이 지역 기반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합체를 말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바이오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각국은 바이오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지역과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클러스터가 혁신적 R&D를 위한 산업생태계의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클러스터 형성으로 바이오강국 도약


미국은 보스턴·샌프란시스코·샌디에고를 비롯, 17개 지역에 바이오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클러스터는 보스턴-캠브리지 지역이다. 1980년대 하나둘 모여들던 바이오기업이 현재 존슨앤드존슨·노바티스·GSK 등 초대형 제약사를 포함해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 가장 낡은 도시였던 보스턴은 이제 첨단 바이오산업단지로 변모했다.
 

보스턴 지역이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하버드대·MIT 등 인근에 밀집된 명문대학과 매사츄세츠종합병원 등 대형 병원이 있다. 대학과 병원이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는 탄탄한 인프라 역할을 한 것이다.
 

보스턴-캠브리지 지역 바이오클러스터

 

보스턴 이외에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오클러스터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는 머크·암젠·아피메트릭스 등 바이오기업과 스탠포드·UC버클리 등 연구중심대학, UCSF메디칼센터를 포함한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고 샌디에이고 지역에는 유전학·분자생물학·암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클러스터가 형성 돼 있다.
 

이들 클러스터에서는 혁신적 연구와 임상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적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외에도 세계적으로 성공한 클러스터가 여럿 존재한다. 대학이나 병원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생겨난 미국의 클러스터와 달리 유럽·아시아권 클러스터 대부분은 정부 주도로 형성됐다.
 

싱가포르 바이오클러스터 ‘바이오폴리스’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00년~2015년까지 15년간 이 클러스터에 32조원(270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와 인재교육기관을 구축했다. 또한 입주 다국적제약사에 조세감면 혜택까지 제공했다. 대형 자국 제약사가 없는 싱가포르가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 결과 세계 유수의 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싱가포르에 R&D센터와 생산 공장을 지었다. 현재 이 지역의 연간 생산액은 36조원(300억 달러)에 달한다. 


R&D 중심인 바이오폴리스 인근에 제조·생산 중심 클러스터인 투아스 바이오메디컬파크를 육성한 것도 싱가포르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에는 미국 보스턴·싱가포르와 함께 아일랜드의 바이오클러스터가 꼽히곤 한다.


아일랜드는 더블린과 코크 지역에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글로벌 제약사 유치를 위해 조세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또한 클러스터 인근에 국립바이오공정 교육·연구소를 설립해 고급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입주 바이오업체에 싱가포르의 17%보다 더 낮은 12.5%의 법인세율을 적용했다. 그 결과 화이자·로슈·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75개가 입주해 있다. 최근 5년간 이들 제약사가 아일랜드에 쏟은 투자금은 1조8000억원(15억 달러)에 달한다.


송도·홍릉,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성장 가능성 ↑


송도국제도시 바이오클러스터 조감도
국내에서도 차세대 산업으로 바이오분야 성장이 강조됨에 따라 클러스터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강국으로 도약을 목표하는 정부와 지자체도 클러스터 조성을 고심 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클러스터로서 가장 유력한 지역은 송도국제도시다.


송도는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 입지해 있다. 이를 중심으로 바이오제약 거점 성장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글로벌 바이오업체뿐 아니라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해외 대학의 바이오·식품·생명공학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클러스터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은 “송도 내에 위치한 바이오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해 세계적 바이오클러스를 한국에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또한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클러스터는 바이오 강국의 필수 요건”이라며 “바이오클러스터의 국내 최적지는 송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바이오클러스터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의 새로운 도전, Biotech Hub 홍릉’이라는 주제로 바이오 의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서울 홍릉 지역에 계획 중인 바이오클러스터 성장성에 대해 강조하는 자리였다.


홍릉 일대는 고려대학교·경희대학교 등이 입지해 연구 인력 공급이 수월하고 고대안암병원·경희의료원·서울대병원도 멀지 않다. 서울시는 송도와 달리 대학과 병원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해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컨퍼런스에서 방영주 서울대 임상시험센터장은 “미국 하버드·MIT와 같이 새로운 지식을 가진 인력이 대학에 있으니 제약사들이 근처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자연스럽게 클러스터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인천과 서울, 두 지자체 주도의 바이오클러스터는 큰 포부를 안고 첫 삽을 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대구·오송에 조성중인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행보는 순탄치 않다.


지난해 12월 감사원 감사 결과 그간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운영비 지출은 498억원인데 반해 수입은 22억원으로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수익구조를 만들어 2018년부터는 정부의 운영비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을 생긴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방침을 바꿔 운영비 지원을 2025년까지로 연장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첨단의료복합단지가 행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정상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을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싱가포르나 아일랜드의 경우처럼 대표적인 클러스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석기자 stone070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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