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시기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사, 외자사 두 곳의 제약회사 모임이 명칭을 바꿔 눈길을 끈다.
이들의 명칭 변경은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던 단체들의 부담을 떨쳐냈기에 가능했다. 이 때문에 발표되지 않은 내부적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일 제약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한국제약협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의 명칭 변경을 완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어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을 획득했다.
제약협회는 지난해 중순부터 이름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오산업 유관 단체들의 반발로 주무부처의 명칭 변경 승인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제약산업 내에는 케미칼, 천연물, 바이오가 모두 포함됐지만 ‘제약’이라는 단어에 케미칼의 느낌이 강해 바이오 분야는 제약이 아니라는 오해 때문에 명칭 변경은 시급한 현안이 됐다.
협회는 이번 명칭 변경을 통해 아이디어는 있지만 노하우가 부족한 바이오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을 기존 제약사들과 매칭시키는 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외자 제약사의 모임인 KRPIA도 한글 이름 ‘다국적’을 ‘글로벌’로 변경,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로 사용키로 했다. 공식 사용은 이달 1일부터다.
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새로운 한글이름을 승인 받아 등기 절차를 완료했다. 영문 이름인 KRPIA(Korea Research-based Pharmaceutical Industry Association)는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된다.
이번 명칭 변경은 협회 안팎에서 ‘다국적’ 단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명칭은 40개 기업으로 구성된 회원사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KRPIA의 개명 추진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 10여년 전엔 ‘한국연구제약협회’로 명칭을 변경하려다 국내 제약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다국적’ 단어를 ‘연구개발(R&D)’ 목적에 맞는 협회 이름을 만들자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국내에서 배타적인 의미를 주고, 다국적 제약사만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였다.
이를 두고 제약계 일각에서는 “명칭변경에 서로 도움을 주기로 하는 두 단체의 내부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제약바이오협회로의 명칭 변경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의 반발이 예상보다 작았던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싣는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는 한국화이자, 한국릴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국얀센, 젠자임코리아, 한국로슈, 머크,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등 KRPIA 회원사의 대부분이 속해 있다.
그간 KRPIA의 명칭변경에 국내 제약사들의 반대 때문에 순탄치 않았음을 감안하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의 내부 합의 의견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명칭 변경을 통해 국내 제약산업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겠다는 발표는 좋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세 확장이나 눈 앞의 이익만 쫓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것은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