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억원대 한국노바티스의 불법 리베이트 사건으로 18개 품목 급여정지와 23개 품목 과징금 처분이 예고됐지만, 아직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조만간 보건복지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기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징금 액수만 수백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쟁점은 급여정지 품목에 이름을 올린 만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이다. 글리벡은 대체약제가 존재해 급여정지가 마땅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이 약을 복용하고 있는 백혈병 환자들의 충성도가 높아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년간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했다고 선택권을 박탈당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누구를 위한 행정처분인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보건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글리벡을 급여정지 시킬 것인지, 아니면 과징금으로 전환할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된 가치와 근거가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다.
당초 정부는 첫 리베이트 투아웃제 적용 대상이 된 만큼 무게중심은 급여정지에 대한 근거확보에 주력했다.
실제 지난 4월 첫째 주, 복지부와 심평원 관계자들은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에서 급여정지 품목 제약사 관계자들과 만나 관련 내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18개 품목을 급여정지할 경우, 대체약제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임상현장 의사들 의견을 받아 제네릭 처방 시에도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움직임 자체는 글리벡을 포함한 가브스, 아피니토, 써티칸 등 대체약제가 존재하는 노바티스 품목에 대한 급여정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엄격한 처분을 내리겠다는 전제가 뚜렷하기 때문에 글리벡 역시 급여정지로 처리해야 한다는 기조가 세워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환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어 급여정지 시 이를 어떤 근거로 설명할지에 대한 논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백혈병환우회 관계자는 13일 데일리메디와의 전화 통황에서 “환자 인권과 행정처분이 충돌하고 있다. 당연히 전자가 우선돼야 한다. 제네릭으로 처방이 돌아간다고 해도 여전히 제네릭 불신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십년이 넘도록 글리벡으로 관리가 가능했기에 글리벡을 원하고 있는 것인데, 왜 갑자기 다른 약제로 바꿔야 하는지 고통스럽다. 아무리 제네릭이라도 해도 어떤 부작용이 발행할지에 대해 알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백혈병환우회는 근시일 내 노바티스, 심평원 서울사무소 인근에서 1인 시위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처분으로 피해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입장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글리벡의 경우는 여러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 안건을 새로이 신설된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 올리지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어떤 내용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행정처분의 경우는 심평원 차원에서 답변하기가 곤란하다. 다만, 급여정지 시 대체가 가능할지 등 현장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