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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기도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대한암학회와 한국임상암학회가 4월26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개최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대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현장과 괴리가 큰 법"이라는 뜻을 모았다.
특히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연명의료결정’ 조항에 대한 의료계 우려가 깊었다.
이날 심포지엄 두 번째 세션인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서 최혜진 연세의대 종양내과 교수(연세암병원 완화의료센터장)는 ‘연명의료중단 등을 결정하는 데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혜진 교수는 “말기 진단은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임종 과정은 굉장히 급박하다.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2인이 임종 과정을 판단하기 전에 임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1인 의료기관이나 1인 당직 의료기관에서는 임종 과정 판단을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어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행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연명의료결정법’이 가족과 대리인의 역할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신미 창원대 간호학과 교수(한국의료윤리학회 부회장)는 “연명의료결정법에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포함돼야 한다는 프레임이 너무 강해져 가족의 역할을 경시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연명의료결정법 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내용에 있어 환자가 원할 경우 대리인을 정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신미 교수는 “대리인에게 위임하고 싶다는 결정도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큰 범주 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서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대상이 되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안희경 가천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항암요법연구회 완화의료분과위원)는 “법만 읽어서는 어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대상이 되는지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설명 및 교육이 전제돼야 이해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환자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하더라도 보호자가 의학적 판단이 맞았는지 법정에 가서 판단하자고 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는 등 원하지 않는 소송에 휘말려 괴로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자리한다”고 말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을 둘러싸고 거세지는 의료계 우려에 대해 보건복지부 측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황의수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연명의료결정법은 의료인을 법적 테두리 내에서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황의수 과장은 “서식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참고용 서식을 고민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과장은 “연명의료결정법은 우리 사회 공론의 장(場)을 거쳐 국민들이 만든 법”이라며 “현장에서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우려도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