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부족이었다. 2012년에 이은 두 번째 도전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헌정사상 최초 의사 출신 대통령 탄생의 기대감도 물거품이 돼 버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제19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99.91% 진행된 상황에서 21.41%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한 때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까지 형성했던 유력주자였던 만큼 충격파는 더욱 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표 결집과 5차례의 TV토론에서 실망한 표심 이탈까지 겹치며 미래를 여는 첫 대통령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대권 재수에 실패하면서 안철수 후보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처참한 결과가 나온 만큼 국민의당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그의 입지가 급격히 소실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대선을 위해 국회의원직도 내려 놓은 상태여서 안 후보는 당장 정치적으로 야인 신분이 된다. 때문에 적어도 당분간은 2선 후퇴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끊임없이 강조했던 정치적 신념과 그동안 걸어왔던 행보를 감안하면 이번 대선 실패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11년 첫 정계에 입문했을 당시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끼던 국민들에게 ‘새정치’를 약속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듬해인 2012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를 위해 사퇴를 결정하면서도 “제게 주어진 시대의 역사와 소명을 잊지 않겠다.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온 몸을 던져 가겠다”고 했다.
결코 녹록치 않은 길임을 알고 정계에 뛰어든 만큼 좌절하지 않고 소신을 다해 국민과의 약속을 이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안철수 후보가 걸어온 삶의 행적을 반추하더라도 이번 실패가 후퇴가 될지언정 항복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의료봉사를 다니던 의대생에서 의과대학 교수, 성공한 벤처기업가, 그리고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교 교수에 이르기까지 그는 늘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그는 인내와 끈기를 달고 살았다. 엘리트의 삶은 거저 얻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한 분야에 발을 들여 놓으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고 마는 집념의 결과물이었다.
때문에 지인들은 정치에 입문한 이상 허무하게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철수 후보의 서울의대 동기인 한 의사는 “당장은 선거 실패의 아픔을 겪겠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이겨낼 것”이라며 “진중한 성품의 소유자인 만큼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9일 저녁 출구조사 공개 직후 국민의당 상황실에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많이 부족했다”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