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자살을 계기로 관계기관의 강압적인 현지조사 방식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조사를 진행해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시범적으로 소수 요양기관에 대해 진행했지만 실효성에 확신을 가진 만큼 향후 조사대상 및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문기자협의회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야간 및 공휴일 가산료 산정기준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약국 10곳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일종의 ‘서면조사’지만 형식과 내용은 상이하다. 서면조사는 현지조사의 한 방법으로, 조사원이 대상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자료를 제출받아 요양급여비의 적법성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진행된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대상 선정과 조사방식이다.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사대상을 지목했다.
즉 빅데이터를 돌려 전체 조제료 청구건수 중 과도하게 야간청구 비율이 높은 약국을 추리고, 그 중 기준 위반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곳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만큼 적중률도 높았다. 실제 조사를 진행한 10개 약국 중 9곳의 부당청구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약국들은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받았다.
조사방식도 새롭다. 제보 등을 기반으로 한 기존 현지조사 방식에서 탈피해 빅데이터를 통해 부당청구 사실을 확인하는 개념이다.
의료기관의 처방전 발급시간과 약국의 조제료 청구시간을 비교해 기형적으로 시간 차가 발생하거나 야간청구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경우 부당청구로 간주한다.
물론 이들 약국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환자가 몰리는 낮 시간에 청구프로그램을 입력하지 못하고 야간에 작업이 이뤄지다보니 불가피하게 야간청구로 구분된다는 해명이다.
실제 약국에서 주간 또는 평일에 조제한 건을 야간 또는 공휴일에 청구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야간, 공휴일 지정키'를 해제하지 않아 조제료가 가산되는 착오청구가 발생한다.
이에 주간조제 건을 즉시 입력하지 않고, 야간 또는 공휴일에 입력할 경우 반드시 청구프로그램 내 '야간, 공휴일 지정키' 체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유가 어찌됐든 복지부는 일단 야간 가산료 산정기준 위반이 확실한 만큼 해당 기관들에 대해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조사방식이 향후 더 늘어날 것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는 앞으로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지조사 과정에서 불거지는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을 줄이고 부당청구 조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향후 이 조사방식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