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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사건의 탄력적 해결을 위해 도입된 간이조정제도가 오히려 환자들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사건 해결의 효율성과 의료분쟁 특수성을 감안할 때 향후 간이조정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환자 권익보호를 위해 법 개정 등의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주최로 열린 ‘의료분쟁 조정 및 감정제도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간이조정제도에 대한 평가와 제언이 이어졌다.
간이조정제도는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쟁점이 단순한 사건을 간단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의료분쟁의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해결을 위해 지난해 11월 도입됐다.
일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조정부가 의료사고 감정을 생략하거나 1명의 감정위원이 감정하는 등 정식절차를 일부 생략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간이조정 시행 기준은 △신청인과 피신청인 간에 큰 이견이 없는 경우 △과실 유무가 명백하거나 쟁점이 간단한 경우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등이다.
하지만 정작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자신의 사건이 경미하게 다뤄진다는 불만이다.
특히 조정부장이 간이조정을 결정하면 본 조정절차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환자의 피해구제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 같은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 다만 간이조정의 효율성을 감안, 제도 개선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법률사무소 해울 신현호 대표변호사는 “간이조정절차는 사건의 보다 원만한 해결을 위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계에서도 간이조정과 유사한 개념의 간이공판이 있고, 이에 대해 재판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논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근거로 ‘권리침해’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신현호 변호사는 “소송의 가치와 경제성을 고려하면 간이공판이 위헌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는 헌재의 결정과 같이 간이조정은 실(失)보다 득(得)이 많은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간이조정은 의료분쟁의 효율적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며 “향후 이 제도 활용 범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널로 참석한 법무법인 서로 서상수 대표변호사 역시 간이조정제도의 확대 가능성을 예상했다. 다만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세부 규정 및 절차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상수 변호사는 “간이조정제도 활용 경험이 늘고 조정부와 감정부의 자신감이 생기면 간이조정 회부 비율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앞당기기 위해 의료중재원은 간이조정의 보다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하고, 간이조정 절차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규정과 양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월 30일 법 시행 이후 총 12건이 간이조정에 회부됐다. 사건의 사실관계 및 과실 유무 등에 대해 당사자 간 이견이 없는 경우와 5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이 각각 5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