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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최상의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억울함에 가슴을 치는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는 최대한 의사의 책임을 묻고 싶은 만큼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반면 의료기관이나 의사들로서는 ‘불가항력’ 등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환자 측 설득에 한계가 있어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분쟁으로 비화되기 전에 양방 간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첨예한 입장 차로 인해 합의 도출 사례는 상당히 미미하다.
의료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소송’과 ‘조정’ 등 크게 2개다. 소송은 말 그대로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방법이고, 조정은 중재기구가 나서 합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방법의 승률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데일리메디가 소송사건과 조정사건 처리결과를 토대로 승률을 분석했다.
소송사건은 법원에 접수된 의료민사소송 통계를, 조정사건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처리된 배상책임 현황을 각각 비교했다. 기간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으로 통일시켰다.
분석결과 ‘조정’이 ‘소송’에 비해 승률이 훨씬 높았다. 원고나 신청인 대부분이 환자 측인 점을 감안하면 ‘조정’을 통한 해결이 더 득이 된다는 얘기다.
실제 의료소송의 경우 ‘승소’와 ‘일부승소’를 모두 포함해 재판을 신청한 원고가 이긴 비율은 28.34%였다. 총 4019건 중 1139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원고패소’와 ‘각하’, 즉 재판부가 피고의 손을 들어준 비율은 25.40%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4019건 중 원고가 패소한 사건은 1021건이었다.
반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절차를 거친 사건의 경우 신청인에게 훨씬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중재 절차가 개시된 3234건의 사건 중 ‘배상’ 결정이 내려진 경우는 2364건으로, 무려 73.1%의 비중을 차지했다. 10건 중 7건은 배상책임을 묻는다는 얘기다.
기각‧취하‧각하 등 피신청인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결정은 26.8%에 불과했다. 기각 12.5%, 취하 12.7%, 각하 1.6% 등이다.
승률만 놓고 보면 의료사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소송’ 보다는 ‘조정’을 통한 해결법이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소송을 제기할 경우 1심까지 평균 500만원의 비용과 26.3개월이라는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조정절차를 활용하면 2만2000원의 신청액과 4개월이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의료분쟁 조정제도는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만 여전히 ‘소송’이라는 험로는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실제 의료민사소송 접수건수는 2012년 1009건, 2013년 1101건, 2014년 946건, 2015년 963건 등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조정절차’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함께 ‘반드시 의료인의 책임을 묻겠다’는 격양된 감정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의료사고 이후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태도에 울분을 토하는 피해자들이 상당수”라며 “이들에게 조정절차에 대해 설명해도 소송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분쟁은 원만한 합의가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환자나 의사 모두를 위해서라도 소송 보다는 조정에 의한 해결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