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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출산율 억제 구호를 외치던 상황에서 이제 출산률 장려에 안간힘을 쏟는 지경으로 변했다. 불과 30년 남짓 만의 변화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1.25명으로 전세계적으로 꼴찌 수준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2100년 우리나라 인구는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심각한 저출산이 국가를 위협하는 형세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관은 60~80년대 출산율 억제 운동을 주도했던 곳이다. ‘둘 낳기 운동’ 역시 이 기관의 주요사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출산 극복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정통관료 출신인 신언항 회장이 그 선봉에 섰다. 그는 가장 효율적인 저출산 대책은 ‘교육’과 ‘홍보’라는 소신을 갖고 국가의 존망이 걸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역할론 변화, 아이 울음소리 되찾기
사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태생 배경은 ‘인구억제’였다. 협회가 출범한 1961년 당시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인구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대한가족계획협회’라는 명칭으로 출범했다. 국민들에게 가족계획을 잘 세우도록 독려하는 게 협회의 주된 임무였다.
실제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로 대변되는 1970년대 ‘둘 낳기 운동’ 역시 협회가 주도한 사업이었다.
이 운동으로 말미암아 1960년대 3%였던 인구 증가율이 1970년대에는 그 절반인 1.5%로 뚝 떨어졌다. 협회의 존재감도 확실히 인식시켰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로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자녀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육아비용 및 시간의 부담으로 출생률이 낮아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급기야 2000년대에는 심각한 출산율 저하로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 예산으로 무려 80조원이나 쏟아 부었지만 줄어든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총체적 난국 속에 지난 해 12월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인 신언항 회장이 인구보건복지협회 신임 수장으로 부임했다.
신언항 회장은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박사, 영국 웨일즈대 경제학과 석사를 졸업했으며 복지부 감사관,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 복지부 차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건양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관료다.
공직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금의 저출산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중책이 맡겨졌다.
신언항 회장은 “부임해서 보니 협회의 역할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웠다”며 “결국 저출산 문제 극복은 인식 개선에서 출발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술회했다.
대국민 인식 개선 프로젝트 가동
변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협회는 인구정책 허브기관으로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10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사무국을 설치했다.
또한 홍보기능 강화를 위한 홍보기획단과 인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사연구과도 신설했다.
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 및 함께 키우는 육아문화 확산을 위해 ‘혼자하면 힘든 육아, 함께하면 든든 육아’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이와 관련, 올해는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를 통해 지역 특색에 맞춘 출산장려 및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개발,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인구의 날(7월 11일), 임산부의 날(10월 10일), 전국대학생인구토론대회, 인구시민포럼, 온‧오프라인 캠페인 등 국민 관심과 참여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홍보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세계인구문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인구문제에 대한 여론 형성을 위해 유엔인구기금(UNFPA)이 제작한 세계인구현황보고서를 한국어판으로 제작,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신언항 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저출산 대응 사업이 국민 공감을 얻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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