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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건강보험 양대 기관의 대립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역시나 '영역침범'을 둘러싼 갈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은 13일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험자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비정상의 극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보공단을 보험자로 규정했고, 심평원을 심사와 평가기관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심평원이 유사보험자로서 끊임없이 공단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주장이다.
공단 노조는 “중복업무로 인한 행정비용 낭비와 국민 혼란이 가중됐고, 양 기관의 존립근거는 상실됐다"며 "심평원은 현지조사, 급여기준제정, 약가관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고유 업무인 심사·평가는 부수적이 된지 오래”라고 힐난했다.
이어 “복지부는 철저한 건보공단 배제와 심평원 지원 전략으로 이를 구조화했다. 법이 아닌 복지부령, 고시, 규칙 등을 통해 수 없이 상위법인 건강보험법을 위배하며 심평원 몸집을 불려주고, 건보공단을 ‘불구 보험자’로 전락시켰다”고 덧붙였다.
급여 결정 등 심평원의 확대된 보험자 업무는 인력구조를 기형화해 본래 업무인 심사 및 평가 수행 인력은 전체인력(2500명)의 44%(1100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심사 및 평가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2000년 이전 1.5% 이상까지 올라갔던 심사조정률은 그 이후 0.51%까지 하향됐다는 분석이다.
공단 노조는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심사는 건강보험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심평원은 자동차보험에 이어 머잖아 산재보험 심사도 위탁받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심평원은 건보공단에서 지급하는 매년 4000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구축된 인프라(사옥, 컴퓨터 등 사무용집기)로 민간 자동차보험사들의 이익을 위한 최첨병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심평원 업무로 인해 자동차 보험사들의 손해율은 2013년 87.8%, 2014년 88.4%에서 2016년에는 83.0%로 급격히 낮아지다가 올해 1분기에는 78.0%(손해보험협회 자료)까지 내려갔다는 것이다.
노조는 “법에 규정한 건보공단의 보험자기능과 심평원의 심사평가기능에 집중해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기준이 바로 세워져야 새정부 보건의료 정책 방향에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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