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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의 의료정보시스템을 빼돌려 자사 프로그램으로 위장해 판매한 ‘굿닥터’ 사태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를 틈타 일부 업체들의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EMR·OCS 시스템 교체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개원가 및 EMR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위 굿닥터 사태와 같이 다른 업체 의료정보시스템 소스코드를 훔쳐다가 변형해서 자사 프로그램처럼 위장해 판매하는 경우는 이전에도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교묘한 방식으로 일부 코드만을 바꿔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인 양 판매하는 행위가 별 문제 의식 없이 자행되곤 했다”며 “의료정보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 사건이 비교적 크게 부각돼 업계도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굿닥터를 사용하고 있던 의원급 의료기관은 100여 곳 이상에 달한다.
이들 병원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선택지도 병원에게 있다. 시스템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위해서 굿닥터로부터 소스코드를 갈취당했던 D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업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된다.
피해업체인 D사 관계자는 “재판이 끝나고 가해자의 처벌 여부가 결정된 뒤에야 해당 의료기관들과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1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한 병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개원가를 상대로 새로운 의료정보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며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업체들이 영업활동 일환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이 과정에서 무조건 ‘저가’를 강조하는 업체가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굿닥터 판매 업자들도 기존 의료정보시스템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판매를 늘린 바 있기 때문이다.
D사 관계자는 “의료정보시스템은 개발뿐만 아니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기본비용이 요구된다. 신규 업체가 한꺼번에 고객(의료기관)을 늘리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며 “굿닥터도 본인들이 관리할 필요가 없으니 저가에 마구 판매한 것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그만큼 서비스 질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의원에서 소위 메이저 급의 의료정보시스템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의료정보시스템 업체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해당 병원의 경영방식에 맞는 EMR을 주로 사용해 왔는데 앞으로는 유비케어나 비트컴퓨터 등 대형업체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가 늘 것으로 보인다”며 “각자 병원에 맞는 시스템을 사용하면 되지만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해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