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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다른 곳 건보공단·심평원 기류 미묘
코엑스 건보 40주년 국제학술대회 vs 국회 비판적 시각 제기 토론회
[ 2017년 06월 21일 05시 45분 ]

국민건강보험법을 근거로 세워진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애매모호한 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다양한 사업을 공유하고 진료비 심사와 지급 등 큰 맥락에서 업무 연계가 이뤄지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엿보이기도 한다. 6월20일은 양측의 감정이 분출하는 날이었다. 공단과 심평원의 관계 회복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편집자주]
 

올해는 건강보험 40주년을 맞았고 급속도로 빨라지는 고령화를 대응하기 위해 건보공단과 심평원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다. 결국 ‘화합의 길’이라는 가치가 설정됐고 양 기관은 국제행사를 기획했다. 6월20일 코엑스에서 열린 ‘건강보장 4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은 그 결과물이었다.
 

같은 날 국회에서도 ‘건강보장 40주년 기념’ 토론회가 진행됐다. 주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자 역할 재정립 방안'으로 설정됐고 이곳에서는 화합이 아닌 ‘영역 침범에 대한 불쾌감’이 화두로 떠올랐다.
 

국제심포지엄, 자화자찬(自畫自讚) 속 ‘화합’ 강조  


국제심포지엄은 건강보험 40주년을 공로를 치하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공단과 심평원이 함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의미가 강조됐다. 
 

이날 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사회안전망이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 건강보험제도가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예측가능한 도전과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미래세대를 위한 현 세대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건강보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공단과 심평원이 역할이 막중하다. 더 나은 제도를 위해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심평원 김승택 원장은 “대한민국 건강보험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는 데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 물론 이면에는 복지부를 중심으로 정부당국과 의료기관 등 여러 보건의료 관계자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건강보험 관리 운영의 주체로서 공단과 심평원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보장성 확대와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 등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만성질환자 증가 등 사회적 문제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과제다”라고 말했다. 
 

양 기관의 상위기관인 복지부 권덕철 차관은 “국내 건강보험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보장성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부족하지만 국민 의료비 부담이 많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급여혜택을 늘려왔다.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가 함께 소통하며 해결책을 모색한 게 건보발전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심평원의 시스템은 바레인 등 다른 나라가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성장했고, 징수를 맡은 건보공단은 의약분업 실시 이후 재정위기가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현재의 건보 보장성을 이끄는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기관장들은 40년간 건강보험이 발전해왔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앞으로도 공단과 심평원이 주도적 역할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 다짐들이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른 한쪽에서는 설립취지나 업무영역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 위상 강화하고 심평원은 심사·적정성평가로 제한 집중해야”

같은 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건보공단의 기능 재편과 위상 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토론회가 열렸다.
 

공단의 기능을 재편해 보험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심평원 역할은 진료비 심사와 적정성평가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편에서는 ‘화합’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 편에서는 사실상 심평원의 권한이 비해하다며 이를 축소해야 한다는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공동대표는 ‘건강보험 개혁과제와 보험자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제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역할 재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건보공단은 보험료 징수기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가입자의 대리인이라는 지위보다는 피보험자 관리가 주된 권한인 것으로 비춰진다”며 “공단 기능은 보험료 부과와 징수 등으로 협소하고 재정지출 부문의 관리 권한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급여결정 등의 실제적 기능은 보건복지부령이나 고시 등에 의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역할로 규정돼 있다”며 “심평원이 복지부의 급여결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나 요양급여비 심사, 적정성평가, 심사기준과 평가기준 개발이라는 설립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건보공단 위상 강화와 함께 보험료와 급여결정 권한을 공단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대표는 “공단을 가입자를 대리하는 보건의료 구매자 역할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며 “심평원은 심사와 평가 중심으로 고유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에서도 공단의 위상 강화와 기능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상임이사는 “공단이 가입자 이해를 대변하고 지지를 받는 조직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가입자를 대리하는 보건의료 구매자 역할로 공단의 위상 강화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심평원의 고유권한 강화 등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제갈현숙 정책연구원장은 “심평원이 현재 급여결정과 관련해 과도한 권한을 쥐고 있다. 재정의 수입 및 지출 구조 전반에서 보험자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심평원은 설립취지와 목적에 준하는 전문 심사기구로 요양급여 비용심사와 적정성평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복지부를 비롯한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법률에 규정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송병일 서기관은 “공단과 심평원의 업무 중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양측 업무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고 상호 정보 교류 등을 활용해 중복성이 이뤄지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

박근빈·정승원 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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