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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기존 기획재정부 중심의 예산 편성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보건복지부 예산 운용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의 예산 규모가 정부부처 중 3번째로 많고, 문재인 대통령이 치매국가책임제 등 복지 관련 부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의 위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예산 편성 주도권 전환 움직임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감지된다. 그동안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중심의 정책 운영이 양극화만 심화시켰다는 게 국정기획위 판단이다.
실제 김성주 전문위원단장은 “지금까지 기재부가 최상위 기구로 예산을 정하고 배분하면서 폐해가 컸다”며 “톱다운(Top-downㆍ하향식) 방식의 예산 편성을 보텀업(Bottom-upㆍ상향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현행 톱다운 방식은 ‘총액배분자율편성제도’를 말한다. 국가재정법은 “기재부 장관이 예산편성지침에 부처별 지출 한도를 포함해 통보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재부가 특정 부처에 ‘이 정도만 쓰라’고 통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2016~2020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올해 보건‧복지‧고용 재원이 130조원으로 설정돼 있어 복지부나 고용노동부는 이 한도에 맞춰 기재부에 예산을 요구해야 했다.
반면 품목별편성제도(보텀업)는 중장기 계획없이 부처별로 개별사업 예산을 편성하면 재정당국이 사업성을 심의해 예산을 정하는 방식이다.
즉 각 부처가 보다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50조원 규모의 예산을 사용하는 보건복지부 역시 더 이상 기재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예산 구성 특성상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정부 예산은 크게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나뉜다. 의무지출은 법적으로 지급기준이 정해져 있어 해당 부처에서는 집행 수준에 불과한 돈이다.
반면 재량지출은 정책적 의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를 어느 정도 조정 가능한 예산이다. 즉 해당 부처의 재량권이 인정되는 돈이다.
복지부의 사업 중 진료비와 보육료 등이 의무지출에 해당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각종 연금 제도 운영비 등이 재량지출로 구분된다.
지난 2017년 복지부 예산 57조6628억원 중 85% 이상이 의무지출이다. 이는 정부 전체 예산의 의무지출 42.2%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새정부의 보텀업 예산 편성 방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아무리 적은 비중의 재량지출권이라고 하더라도 기재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 정부가 성장‧고용‧복지를 국정운영 3대 핵심축으로 세운 만큼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등 일명 ‘돈 쓰는 부처’의 입김은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5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총 11조2000억원 중 보건복지부에 8649억원이 편성됐다.
무려 전체 추경 중 10%에 육박하는 비중으로, 17개 부처에 분배되는 점을 감안하면 복지부에 실리는 힘의 무게를 짐작케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실상 기재부가 총액과 개별예산을 모두 들여다보는 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부처 내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