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본래 의료취약지의 1차진료행위 지원을 목적으로 배치돼야 하는 공중보건의사의 근무지가 의료기관이 중첩돼 있는 보건소에 몰려 있어 주변 병의원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의료기관을 찾기 힘든 섬 혹은 보건지소를 제외하면 지역 시가지에 위치해 있는 보건소의 경우 주변 병원과 1차진료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공보의의 합리적 배치 및 업무분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철수 회장은 12일 대한의사협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 및 이에 따른 공보의 배치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공협은 지난 1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자문 하에 ‘공중보건의사 업무 적절성과 발전적 방향의 검토’에 대한 연구에 착수하고 전체 공보의 수(2138명)의 47.4%에 달하는 1015명의 공보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주변에 의료기관이 부재한 섬에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의 경우 근무기관에 대한 배치 타당성에 대해 평균보다 높은 점수(평균 3.4점 중 3.7점)을 매긴 반면 보건소에 근무하는 공보의의 경우 평균보다 낮은 점수(3.1점)를 책정했다.
김철수 회장은 “섬의 경우는 유일한 의료기관이 보건지소다 보니 공보의들도 배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았다”며 “반면 보건소는 병의원이 근처에 있는 시내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근무자들도 배치 타당성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겼다”고 설명했다.
대공협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의 90.3%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보건소 반경 1km 내에 의원이 있다고 답했으며 보건지소에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의 경우는 41.6% 정도였다.
김 회장은 “의료취약지에 있는 보건지소를 제외하면 현재 많은 보건소가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 내 병의원이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이는 자연스레 주변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1차진료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예방접종 환자 수 현황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하루 최대 독감접종 환자수가 5000명에 달하는 보건소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하루에 몇 천 명을 접종하게 되면 제대로 된 내진과 이상반응을 확인할 새도 없이 도장 찍는 기계처럼 일할 수밖에 없다”며 “주변 의원에서 맞으면 되는데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보건소에서만 예방접종을 하는 줄 알고 찾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소의 예방접종 건수가 공무원들의 실적이 되는 문제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변 의료기관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보건소와 보건지소의 재배치 혹은 통폐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공협은 보건소에 공보의를 재배치하거나 혹은 공보의 업무를 일차진료보다 만성질환 관리 등 보건사업 쪽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다만 건강증진사업이나 만성질환관리 쪽으로 공보의 업무를 개편하는 것에는 응답자의 찬반이 절반으로 엇갈렸다”며 “의료사각지대에 위치한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공보의의 경우 일차의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가 보건소 및 공보의 배치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일차의료가 아닌 건강증진사업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지역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을 전개하는 방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