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늘(18일) 국회에서 열린다. 지난 7월3일 내정 후 15일 만이다. 내각 중 가장 늦게 지명된 인물인 만큼 사전검증이 철저히 이뤄졌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지난 보름 동안 야당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다. 특히 △논문표절 △위장전입 △세금탈루 등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5대 인선원칙에 위배되는 의혹들이 적잖은 만큼 인사청문회에서 날선 지적이 예상된다. 다만 앞서 진행됐던 여러 장관 후보자들의 사례처럼 정책검증이 아닌 윤리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새 정부 막바지 내각 구성의 가늠자가 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미리 들여다 본다.
학자의 양심, 논문표절
가장 먼저 불거진 의혹은 역시나 ‘논문표절’이었다. 박능후 후보자의 일부 논문에서 서로 일치하는 부분이 확인되는 등 지속적으로 자기 표절 및 중복 게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가 자신의 논문 중 1/4 정도를 통째로 인용해 다른 논문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출처나 인용 표시 없이 발췌해 ‘자기표절’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학계에서는 박 후보자가 연구 업적을 부풀리기 위해 자기 표절이나 중복 게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재직 시절 서울대 박사학위 과정을 밟은 뒤 1년 2개월 만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로 유학 간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 위장전입
위장전입 의혹도 제기됐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 1988년 부산, 경기, 서울 등지로 3차례에 걸쳐 전입을 했다.
박 후보자 역시 사실을 인정했다. 1988년 4월10일부터 4월29일까지 원래 거주지였던 경기도 시흥군에서 부산진구의 친형 집으로 20일간 주민등록지를 옮긴 사실이 있음을 밝혔다.
다만 당시 주민등록지 이전은 결혼식 주례를 섰던 이상희 전 과학기술부장관이 해당 지역의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돼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부산진구에 전입한 시점이 선거인명부 작성기준일 이후로 투표권 자체가 없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배우자를 둘러싼 의혹도 만만찮다. 박능후 후보자의 배우자 소유 작업실이 위장전입과 건축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세금 탈루 의혹까지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에 따르면 조각가인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건축허가가 나오기 전 나대지에 주소를 이전, 위장전입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해당 건물은 밭으로만 경작이 가능한 보전관리지역에 속해 있지만 실제로는 농사가 아닌 작업실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지난 4년 간 총 197만5594원의 세금을 미납했고, 장관 인선 발표 직전에 이를 모두 납부해 탈루 의혹를 받기도 했다.
본업보다 짭짤한 부업
지나치게 많은 부수입을 올리면서 정작 본업인 연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 따르면 박능후 후보자의 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이후 부수입만 4억3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교수급여 9억60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기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2005년 이후 무려 22개의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정부 용역에도 32개나 참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논문 건수는 연 평균 1.8개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자는 학교 측에 겸직 신고하지 않은 상태로 2014년 10월부터 사회복지법인 미래국제재단 이사로 활동 중이며 2년간 총 2300만원을 자문료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답변서도 표절 논란
인사청문회 하루 전까지도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17일 박능후 후보자의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가 지난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 발표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질타했다.
성 의원은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하는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까지 표절했다”며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지 분야 외 보건·의료·보육 등 타 분야 전문성 부족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만큼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의 정책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