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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셧다운’을 지시한 이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요금을 받지 않겠다는 정책과 차량 2부제 유도를 위한 방안 등을 내놨다.
환경부에서는 경유세 인상 등 세수 개편을 논의하고 있고 미세먼지 테마주가 급부상하는 등 미세먼지를 둘러싼 담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정부가 제공하는 미세먼지 농도 수치조차 믿기 힘들다며 불안이 증폭하고 있다. 정말 해결의 실마리는 없는 것일까.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장착한 드론, 공중에 물을 뿌려 미세먼지 줄이는 청소차 등 한국은 지금 미세먼지 비상이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안내사항으로 예방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3월을 기준으로 올해 우리나라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를 만족한 날은 단 일주일에 그쳤다.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이 7000톤, 초미세먼지는 6000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건복지부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미세먼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먼지 직경에 따라 PM10은 1,000분의 10mm보다 작은 먼지이며 PM2.5는 1,000분의 2.5mm보다 작은 먼지로 머리카락 직경보다도 작다.
현재는 중국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강한 서풍이나 북풍의 영향으로 서해안을 통과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상당히 미세해 코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아서 몸 속에 직접 침투해 많은 질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뇌까지 집적 침투해 천식과 폐질환 유병률과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문제가 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이 서유럽 13개국의 36만7000명의 건강자료를 분석한 결과, PM2.5 농도의 미세먼지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률이 7%씩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또한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특히 영유아 및 어린이와 같은 건강취약 계층에 더 위험하다.
보건복지부는 “면역체계가 완벽히 발달하지 못하고 피부 및 호흡기와 같은 신체 조직이 대기오염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단위 체중당 호흡량이 성인보다 높으므로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공기오염 물질을 들이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복지부는 매뉴얼을 통해 익일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이상(해당지역의 PM10 24시간 평균농도가 81㎍/㎥ 이상, PM2.5 24시간 평균농도가 51㎍/㎥ 이상)일 경우 어린이집에서는 보건용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야외수업을 제한하는 등 조치사항을 설정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치 없어 속타는 국민들
중국발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사안이지만 정부가 다소 미온적인 대처를 했다며 비판받은 바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본격적으로 미세먼지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미세먼지 환경기준부터 바뀐다. 최근 환경부는 “미세 먼지 기준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 또는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환경부는 중국과 함께 미세먼지 공동연구단을 운영하고 오는 8월 ‘한중 환경장관급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논란이 급부상한 영역은 경유세 문제다. 정부가 노후 석탄 발전소를 가동 중단시킨 데 이어 경유차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다른 차종에 비해 많다며 경유세를 인상하겠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중국에서 다량의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이를 근절시키지 못한 채 섣불리 세금을 인상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애가 타는 것은 국민이다. 이를 틈타 각종 미세먼지 제품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호흡기와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공기청정기는 물론이고 창틀에 부착하는 먼지 차단 필터와 오염에 민감한 피부 및 모발을 위한 각종 기능성 화장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구 등 집안 곳곳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홈케어 서비스,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하는 주방시스템도 출시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공항터미널의 미세먼지 농도를 자동으로 측정해 스스로 공기를 정화하는 이동형 공기청정로봇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환을 보장하는 미세먼지 관련 상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기 질 측정시스템을 설치해 자동으로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기능을 갖춘 아파트 홍보가 한창이다.
그러나 당장 제대로 된 미세먼지 통계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품들만으로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과 다르게 미세먼지 오염도는 1995년 이후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2013년에는 전국 평균 49㎍, 2014년 49㎍, 2015년 48㎍ 등 큰 변화가 없다.
이는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크기의 초미세먼지나 각종 중금속 및 발암물질들의 성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4월에는 그간 국립환경과학원이 측정해 오던 일부 지역의 1년 6개월 치 미세먼지 통계가 모두 오류였던 것으로 밝혀져 제대로 된 근거를 기반으로 한 미세먼지 심각성 연구의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호흡기는 물론 눈·피부·비만도 영향
의료계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구체적 피해를 산정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최근 중앙대학교병원에서는 미래창조 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세먼지에 의한 피부노화 기전탐색 및 개선후보 물질 발굴 연구에 돌입했다.
중앙대병원 박귀영 교수팀은 “최근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여러 유해한 작용에 대한 것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피부노화와 관련된 미세먼지 영향 및 기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교수팀은 미세먼지에 의한 피부장벽 손상을 확인하고, 표피와 진피 세포 간 상호 연결고리를 통해 미세먼지가 피부노화에 미치는 영향과 그 기전에 대해 밝혀 손상된 피부세포를 회복시킬 항노화 후보물질 발굴을 연구하고자 한다.
또 서울대학교병원 김현진·박진호·조비룡·김종일 교수팀은 각종 성인병의 대표적 원인인 복부비만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한 폐기능 저하가 더 심하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복부지방이 많은 사람은 거주지의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m3 높을수록 폐활량 지수도 약 10%씩 더 감소한 것이다. 지방세포는 인터루킨-6과 같은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활성산소종을 생산한다.
마찬가지로 대기오염도 기도염증 및 염증 매개인자와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이는 더욱 심한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서울대병원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복부비만인 성인이 미세먼지에 노출될 시 폐 기능 감소 정도가 더욱 크다는 것을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며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각종 호흡기질환과 심뇌혈관질환이 더 잘 걸릴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노출에 의해 해당 질환의 발병 증가 및 악화가 진행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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