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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꼼수 안 통하는 '상급종합병원 평가'
복지부, 중증환자 비율 17→21% 높여···중간급 병원들 고심
[ 2017년 07월 24일 12시 24분 ]

2014년에 이어 3년 만에 상급종합병원 평가 시간이 돌아왔다. 대상이 되는 의료기관들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도 ‘중증 환자’ 비율이 키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돼 애매한 위치에 있는 병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행하는 종합병원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제3차 의료급여기관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예정일 6개월 전에 지정계획을 공고한 뒤 공고일로부터 1개월 내 제출된 신청서를 평가해 지정하고 지정서를 발급한다.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에 대해서는 3년마다 평가를 실시, 재지정 및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지난 2014년에는 7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희망하는 52개 종합병원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서류심사와 보건복지부 등의 현지조사,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 (위원장 김상범 동아대병원장)의 협의를 거쳐 43곳을 최종 선정했다.

당시 신청 기관 중 경기 서북부권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경남권 울산대학교병원 및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 새롭게 상급종합병원으로 진입했다.

기존 상급종합병원 중 서울권의 3개 병원(순천향대학교서울 병원, 인제대부속상계백병원, 가톨릭대학교여의도성모병원)이 탈락해 기관수는 2012년보다 한 곳이 감소한 43개가 운영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의료기관으로 국가적 인정을 받기 때문에 환자 유입 효과가 상당하다. 또한 건강보험수가에 가산 혜택이 있어 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 받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해 줄 뿐 아니라 병원이 한 단계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급종병 지정에 목숨을 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평가항목인 의사·간호사 1인당 연평균 1일 입원 환자 수, 교육기능, 의료질 평가 등에서는 대부분 만점을 받거나 차이를 두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계나 병원들은 결국 중증도 평가에서 상급종합병원 진입의 성패가 갈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그동안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중간급 병원에서 중증도 평가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한 각종 편법이 암암리에 이뤄졌다. 중증환자 수를 갑자기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전체 환자 수를 줄이며 상대적으로 전문진료 질병군 환자 비중을 높이는 꼼수를 부렸던 것이다.

전문진료 질병군 환자 절대 수치는 변하지 않지만 단순진료 질병군 환자를 받지 않음으로써 중증도환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증가하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일부 병원은 경증환자 입원 수술을 차단하라고 공문 내려 보내고 교수별로 30%까지 할달량을 정해 경증 수술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들은 중증환자를 늘릴 본질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보다 쉽고 편한 방법을 통해 전문진료 질병군 환자 비중을 높여 오고 있었던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는 늘 있어왔던 일”이라며 “일부 병원만의 문제가 아닌 대다수 병원이 이런 행태를 보여 왔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빅5 병원이야 중증환자들이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에 전문진료 질병군 비율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병원의 경우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꼼수를 쓰는 것은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 한두 명을 안 받는 것이 당장은 손해일 수도 있지만 일단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훨씬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중증환자가 아니면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등 매우 비도덕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고 이는 일종의 진료 거부가 될 수도 있다는 비판과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중증질환자 위주의 전문진료를 유도하기 위해 중증 입원환자 진료비율에 대한 기본요건이 17%에서 21%로 강화돼 중증도에 대한 중간급병원의 꼼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오던 꼼수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돼 중간급 병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지정 신청일 이전 ‘2년 6개월’ 동안 전문진료 질병군에 속하는 입원환자 비율이 해당 의료기관이 진료한 전체 입원환자의 100분의 21 이상이고 단순진료질병군에 속하는 입원환자 비율은 100분의 16 이하일 것으로 기간이 새롭게 규정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지정 신청일 이전 1년이었지만 이번에는 2년 6개월로 늘어나 단기간에 중증도 환자 비율을 높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정공법으로 타개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단기에 중증환자 비율을 올리기에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일부 중간급 병원이 꼼수를 통해 점수를 올릴 수 있었지만 기간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인 편법이 통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의료 서비스 질을 올리는 등의 정석적인 방법을 통해 중증환자 비율을 올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중간급 병원에서는 어떻게 경쟁력을 높여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 기간이 늘어나 꼼수를 부릴 수 없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를 받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도의상 그럴 수가 없었다”며 “이전에 일부 중간급 병원에서 사용하던 편법이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됐는데 이제는 정말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겠냐”고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새롭게 상급종합병원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삼성창원병원, 해운대백병원은 중증도 비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시행했다.

삼성창원병원은 중증환자 유치를 위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확장했다. 확장 후 공간은 620평 규모로 기존 대비 2배 커진 것으로 중증 환자를 다수 유치하는 등  감염병 대응시스템과 뇌, 심장, 중증 외상 등 중증 응급치료 체계, 신생아집중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가지정병상 수준 음압격리병실 구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김진수기자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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