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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統計) : 어떤 현상을 종합적으로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숫자로 나타낸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가장 정확성을 담보해야 할 ‘통계’를 두고 집단 간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이 중 정부의 ‘보건의료인력 추산 자료’가 가장 대표적이다. 정부가 현재 보건의료인력 현황을 바탕으로 발표하는 미래 의료인력 추산 자료는 공개될 때마다 관련 단체들의 지적과 반발이 다반사이다.
논쟁의 핵심은 미래 보건의료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과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는 보건의료인력 추계 자료의 핵심은 미래 의료인이 부족해진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의료계, 간호계, 약사회 등 전문가 집단은 통계 자체의 오류를 지적하며 끊임없이 반발해오고 있다. 거듭된 보건의료인력 통계를 둘러싼 논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 방향은 어디에 있는지 진단해본다.
“보건의료인력 부족” 논리 지속하는 정부
정부가 제시하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 연구 결과의 핵심은 ‘의료인력 부족’에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5월 3일 공개한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수급전망’ 연구결과, 향후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의사는 7600명, 간호사는 15만8000명, 약사는 1만 명이 부족하고 치과의사는 3000명, 한의사는 1400명이 과잉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의사의 경우 총 면허등록 인원 12만5000명의 6.1%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약사는 총 7만 명의 인원 중 15.2%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간호사는 2030년에 총 면허등록 인원 35만9000명의 44.1%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수급 불균형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 1000명 당 활동인력 수의 관점에서도 보건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관측됐다. OECD 평균은 의사 3.3명, 간호인력 9.5명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 2.3명, 간호인력 6.0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 같은 보건의료인력 부족 현상을 담은 통계가 발표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보건의료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 결과’도 의료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당시에도 보고서는 오는 2030년 의사, 간호사 인력 부족을 전망했다.
직종별로는 의사 인력의 경우 2024년부터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2030년 4267명~9960명 규모의 부족을 예상했다.
간호사 인력 또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2030년 16만4754명~18만3829명 규모의 공급부족을 전망했다. 보건의료인력 부족 논리는 전문 인력 배출 확대와 의과대학 신설 제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과대학 신설 등을 통한 입학 정원 증가, 배출 인력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같이 정부가 공개한 추계 자료에 보건의료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논리가 거듭해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내놓은 보고서는 새로운 보건의료 인력이 지속적으로 배출됐음에도 일부 보건의료 직종의 인력 부족 문제가 여전한 것은 제도와 환경 변화에 있다고 판단했다.
감염관리 강화 및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시 등 변화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이러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연구결과를 반영해 적정 규모 의사 및 간호사, 약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현실과 괴리 큰 통계” 지적하는 의료계
대한의사협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제시한 ‘보건의료 인력 중장기수급전망 보고서’에 대해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발표라는 것이다. 우선 의협은 보사연의 추계가 잘못된 의사 근무일수 선정에 있다고 했다.
의협은 “의사 근무 일수를 265일로 전제한 것부터 오류”라며 “대다수 의료기관은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진료를 하기 때문에 실제 근무일수는 300일 내외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추계 자료 내 ‘의료인력 1인 당환자 수’를 지난 2012년 기준과 동일하게 설정한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인구 1000명 당 임상의사 수는 1.8명으로 늘고 있는 반면 의사 1인 당 국민 수는 줄어드는 추세라 공급에 비해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의협은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0.6%로 활동의사 수 연평균 증가율인 3.1%보다 낮으므로 보사연 발표와 같은 총량적 차원에서 수급을 추계하는 것보다 의료공급 대비 의사 수요에 대한 정밀한 추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계도 보사연의 연구 결과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사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발표한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연구”라고 비판했다.
간협은 보사연의 추계가 의료기관들이 인력기준을 모두 충족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점을 지적했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사의 경우 의료기관들이 인력기준을 모두 충족한다는 전제로 추계했으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10년 간 간호학과 입학정원은 2006년 1만 1147명에서 2016년 2만442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내년부터 연 2만 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배출되기 때문에 공급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인력 추계와 관련된 표준화된 통계 자료가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 소재 한 간호대학 교수는 “복지부는 면허를 관리하고 있고 장래에 공급되는 인력을 추계하려면 학생 수를 봐야 한다”며 “현재 각 간호대학은 학생 수를 교육부에 보고하지만 정확하게 취합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래에 인력 추계를 하려면 입학정원 등을 알아야 하는데 이 자료는 또 교육부 관할”이라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자료가 없다보니 이런 오류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