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3분 진료 관습을 혁파하고자 도입됐던 ‘15분 진료’가 보건복지부의 심층진료 시범사업 모델로까지 확장되면서 첫출발을 끊은 서울대병원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층진료에 따른 환자 만족도 상승과 검사비 절감, 심층진료 수가 신설 등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늘어난 진료시간으로 만족도가 높아져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이탈해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이동할지는 의문”이라며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심층진료수가 인상보다는 대형종합병원의 외래진료 규제가 먼저”라고 주장한 바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줄어든 외래환자로 인한 손실분을 진료수가 인상으로 충분히 보전해준다고 해도 대형 의료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외래환자를 진료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복지부가 기대하는 심층진료제도의 실질적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형병원이 경증질환 외래환자를 진료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복지부 또한 현재 책정된 심층진료수가가 낮은 편임을 인정했고 일각에서는 오히려 대형의료기관에 환자가 몰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심층진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은 ‘과연 대형의료기관에서 그런게 잘 되겠느냐’는 차원의 기우라고 본다”며 “본격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우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용진 단장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병원 자체적으로 11개 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심층진료는 계획대로 시행되고 있으며 복지부의 시범사업 모델은 9월 말에서 10월 초 구체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심층진료 시범사업은 일차의료기관으로 환자를 회송하는 비율을 높이고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설계하는 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공공의료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맞춰 서울대병원은 현재 15분 진료를 비롯해 외래회송 캠페인, 응급실 전담교수 배치 등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각종 실험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환자가 의료기관 진료정보를 전자적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한 진료정보교류시스템과 심층진료와의 연계가 적극 검토되는 중이다. 환자 중증도와 종별 기능에 맞는 적정진료를 제공하고 대형의료기관과 일차의료기관 사이에 회송업무 효율성을 꾀한다는 점에서 서로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진료시스템의 혁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