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수액세트 가운데 벌레가 유입된 제품이 연이어 발견됨에 따라 병원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의료기기 제조 과정상 하자가 원인이라지만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병원 또한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우므로 사용과정에서 확인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이대목동병원과 인하대병원에서 사용하던 서로 다른 의료기기업체의 수액세트에서 잇따라 이물질 유입이 신고 됨에 따라 관련 제조‧수입업체의 품질관리 특별점검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의료기기 기준규격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액세트는 부위별 청정도 등을 확인하는 물리적 시험과 화학적·생물학적 안전시험 등 총 20여 가지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사용하던 성원메디칼의 수액세트는 에틸렌옥사이드 가스(EO) 멸균처리만을 거치고 완제품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인 원인은 제조업체에 있으나 이를 확인하지 않고 환자에게 사용한 병원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병동에서 사용되던 수액세트에서 바퀴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된 인하대병원의 경우 관리과정에서의 신고로 더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인하대병원에 납품된 수액세트는 의료기기업체인 신창메디칼이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이다. ‘벌레 수액’을 발견한 것은 이대목동병원 사례가 알려지기 전인 이달 14일 경이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식약처 사업 일환으로 의료기기 유해사례를 관리하는 ‘의료기기 안전성정보 모니터링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간호사로부터 신고가 들어온 직후 해당 내용을 식약처에 구두로 전달한 다음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보고된 날짜가 18일”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모니터링 센터는 현재 19개 의료기관이 지정돼 있으며 병원 간 의료기기 안전성 정보를 발굴하고 업체의 제품 개선활동을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수액세트의 이물질 및 누수, 유량속도 부정확 등과 관련된 신고는 실리콘겔 인공유방 다음으로 많이 발견되는 사례로 2015년에는 전국 모니터링 센터에 접수된 신고가 658건에 달하기도 했다. 환자에게 사용되기 전 충분한 관리감독이 요구되는 제품인 셈이다.
인하대병원은 신고 후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국내 다른 업체의 수액세트를 사용하는 중이다.
잇따른 이물질 사건 발생으로 인해 병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수액세트는 사용빈도가 높고 약액이 새거나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부품 문제 발생도 잦아 사용 전 상태확인이 필요하다”며 “만든 쪽 잘못이라 해도 사건이 터지면 병원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병동에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간호본부에서 보통 제품 점검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수액세트는 멸균제품으로 사용 전 포장을 뜯을 수 없고 처방에 따라 정기적으로 제공되며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시점은 투약준비실에서 처방과 수액을 확인할 때 뿐”이라며 “외관상태 및 누출여부를 확인하는 현장이 철저를 기할 수 있는 최종 지점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액세트에 사용된 첨가물이 결함으로 인해 묻어나는 경우는 가끔 있는데 벌레가 들어간 제품이 환자에게 사용됐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더 큰 것 같다”며 “일상적으로 하던 점검 작업을 좀 더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