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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벌레 수액세트 파동으로 인해 의료기기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물질 유입 신고로 회수조치 된 제품을 판매하던 업체들이 경위 파악에 나섰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영세기업 죽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액세트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제품 회수조치 및 현지조사를 받은 성원메디칼과 신창메디칼이 현재 원인 파악 등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유입 경로를 단정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창메디칼 관계자는 “식약처 현지조사를 마치고 제품을 회수 중에 있다”며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벌레가 들어있었다는 제품을 아직 인하대병원에서 전달받지 못해 검사 및 정확한 경위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액세트의 거의 모든 제조는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클린룸에서 이뤄진다”면서도 “2등급 의료기기로 GMP인증을 받아 제조하고 있지만 의약품 및 식품보다 기준이 엄격하지는 않다. 원인을 확인하는 대로 시설 보강 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기관의 수액세트 사용량은 한 달에만 약 1000만 개에서 많게는 1500만개에 이른다. 성원메디칼과 신창메디칼은 이 가운데 300~400만개 가량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에 속한다. 규모가 더 작은 국내 다른 업체들의 품질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수액세트 및 튜브 등을 판매하고 있는 H업체 관계자는 “수액세트는 단가가 워낙 낮아 외국계 기업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실제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국내 업체도 많지 않다”며 “여력이 되지 않아 GMP 인증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만 충족시킨 채 활동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품질 및 제조과정 관리 상태는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8월에도 국내에서 수액세트를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의료기기업체의 수액세트가 GMP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져 회수 조치를 당한 바 있다.
관리기준을 위반하는 업체들이 드물지 않은 이유가 꼭 안전불감증 때문만은 아니다. 별도수가 산정이 없는 제품이다 보니 최저가 입찰 경쟁에 시달려 품질 확인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D업체 관계자는 “수액세트는 워낙 저가에 팔리고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빨리 조립해서 많이 내보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제조환경을 철저히 관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식약처에서 조만간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해서 비슷한 업체들끼리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원메디칼 관계자도 “국내 생산비로는 물량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필리핀에 위탁제조를 했다”며 “이물질 유입에 대한 원인분석은 하고 있지만 파악은 아직”이라고 밝혔다.
성원메디칼의 경우 제품을 들여올 당시 외관검사는 진행했으나 줄의 길이 등을 확인하는 치수검사를 진행하지 않아 이번에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10월경 식약처의 청문회를 통해 정확한 경위 파악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는 “제조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갔다는 확정은 내려지지 않은 셈이다. 수액세트 사용 현장에서의 부위파손과 같은 원인으로 이물질이 유입되는 등 경로는 다양할 수 있다”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방적인 영세업체 때리기로는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