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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를 계기로 의료법인 인수, 합병의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사법부가 사실상의 인수를 인정한 만큼 제2, 제3의 보바스병원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보바스기념병원 사건의 핵심은 의료법인 인수 여부였다. 의료법상 의료법인의 매매가 금지돼 있는 만큼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관할관청인 경기도 성남시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의료법을 근거로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에 회의적인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21일 서울회생법원의 결정문을 살펴보면 재판부는 일각의 의료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의료법인 매매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 개설 주체를 의사,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호텔롯데는 늘푸른의료재단에게 자금을 출연 및 대여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호텔롯데가 무상 출연 및 대여를 통해 늘푸른의료재단 임원 추천권을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 운영 주체는 여전히 재단이고,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의료법인 인수 대부분이 이러한 방식을 취해 음성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사실이다.
개인 투자자가 인수할 의료법인에 출연 및 대여하고 임원 추천권을 확보, 사실상 해당 법인의 주인이 되는 방식이다. 물론 소유권 이전은 불가하다.
법원이 이 처럼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의료법인 인수를 합법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소유권이 이전되거나 새로운 법인이 설립되는 게 아닌 이상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법인 성립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민법 위배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호텔롯데가 무상출연 내지 대여하고 늘푸른의료재단 이사 추천권을 얻었지만 임원진 변경이 생길 뿐 새로운 법인이 설립되는 게 아니므로 민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의 금지행위 해당 여부와 관련해서도 “호텔롯데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게 아닌 만큼 해당 쟁점은 살펴볼 필요도 없다”고 단호하게 결정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법리적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조만간 법령이나 제도 개선 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보바스병원 사례는 실질적인 의료법인 인수로 보기 어렵지만 위법 소지를 배제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의료법인 인수‧합병과 관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법인이 비영리법인에 해당하는 만큼 의료법 보다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개정이 타당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이다.
의료법인에 대한 출연은 얼마든지 허용하지만 이사회 구성권 등이 부여되지 못하도록 법령에 명시, 아예 법인 운영 참여를 원천봉쇄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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