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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의 일환으로 보건분야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그간 전달체계 재정비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응급의료 관련 예산은 오히려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예산은 전체 정부 지출의 15%에 해당하는 64조2416억원으로 2017년도보다 11.4%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를 제외하고 보건분야에 투입되는 금액은 10조4578억원으로 이 또한 올해보다 5424억원(5.5%) 늘어났다.
그러나 응급의료기금은 총 2052억 원이 책정돼 금년 대비 6.7%가 줄었다. 올해 예산도 전년 대비 100억원 넘게 감소한 수치임을 고려하면 정부 지원은 점점 줄고 있는 현실이다.
응급의료시스템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최근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은 응급의료 관련 장비 및 의약품 점검 의무를 응급의료기관의 장에게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응급의료기본계획에 응급의료 장비와 의약품에 대한 관리·점검계획을 추가하고 응급의료기관의 장은 이에 따라 구체적 계획을 수립한 뒤 시행해야 한다.
즉, 지금까지는 응급의료센터 등이 의약품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는지 등의 여부를 별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한의사협회도 “국민에게 효율적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가에서 관련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협은 최종적으로는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기관장에게 의무만 부과했을 뿐 관련 지원이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의협 측은 “해당 개정안은 민간 응급의료기관의 장에게 어떤 지원도 없이 응급의료체계 마련에 대한 의무를 전가하고 있다”며 “양질의 의료제공을 위해서는 응급의료기관 및 종사자들에게 선제적이고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권역별로 마련된 응급의료센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지방정부 역할 확대 등 제도 개편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지역별로 의료기관 및 전문의 수 등 의료 인프라 현황이 다른 상황에서, 지역사회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자체에서 권역화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측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이 개최한 EMS Korea 2017에서 순천향대천안병원 문형준 교수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환자의 응급실 입원율이 생활권별로 많게는 30%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지역적 편차가 심하다”며 “자치단체 별 응급환자 이송 시간과 전문기도유지술 시행 유무 등 응급처치 지표 값 분석을 통해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신상도 교수도 “지자체는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을 지정하거나 평가하기도 어렵고 응급의료기금 예산 편성 권한도 없다”며 “재정자원을 지방정부로 분권화해 지역사회 내에서 구급요청-이송-치료-재활의 의료체계가 갖춰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응급의료체계와 관련한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에 의료계의 시선도 탐탁찮다.
한 지역 응급의료센터 A과장은 “응급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특히 의료 사각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의료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일차의료 활성화와 더불어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