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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의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선 방안을 놓고 의료계는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문재인 케어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있지만 공급자인 의료계와의 논의도 부족할 뿐더러 의료계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공단과 심평원도 수가 인상만으로는 의료계 손실을 보전할 수 없으며 시행 가능한 정책부터라도 의료계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연구기획조정실장은 16일 서울 양재동 엘 타워에서 열린 '제2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체계 혁신 포럼'에서 현행 행위별수가제의 한계를 지목하며 "'가치기반' 지불제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실장은 '건강보험 개혁방안-지속가능한 지불제도 개선'에 대한 발제에서 "행위별수가제 중심의 양적기반 보상체계 하에서 공급자는 살아남기 위해 시설, 장비 등 외형적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 대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생산성(진료량)을 극대화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불 정확성, 과소의료제공 방지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일 지불방식으로 활용하면 효율적 의료이용 약화 및 의료 질 향상기전 취약, 총진료비 관리기반 결여 등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킬 유인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신 실장은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선을 위한 기본원칙으로 ▲국민 중심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에 더 많은 보상 ▲공급자의 합리적 행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 ▲정확한 자원소모량 반영 노력의 최대화와 불필요한 비용지출 가능성 최소화 ▲의료의 질 향상 방향으로 보상 집중 등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공급자 중심의 분절적·단절적 의료서비스 제공을 야기하는 현 보상체계에서 환자 중심의 통합적·연속적 의료서비스 제공을 지원하는 보상체계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의료계의 성토가 이어졌다.
醫 "공무원도 학자도 문재인 케어 과대포장이자 대국민 기만 알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작은 회사에도 기획·실행·홍보부서가 있는데, 이번 문재인 케어는 앞뒤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며 "홍보파트에서 다 질러버리고 그 뒤에 기획과 실무부서가 뒤치다꺼리 하면서 굉장히 바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소장은 "미용·성형을 제외한 치료적 비급여만 생각해도 제가 보기에 최소한 100조가 넘는다. MRI 하나만 봐도 종합병원에서 거의 30분 단위로 한 명씩 찍고 있다. 총액은 40조 가까이 되며 50% 급여해도 20조원 규모다"라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불제도를 개선하기 전에 문재인 케어가 이대로 실현되면 일단 공급자 측이 먼저 무너진다. 지불제도 개선에 대한 걱정보다는 공급자가 먼저 무너지는 걸 걱정해야 한다"면서 "공무원도 학자들도 문재인 케어가 과대포장된 대국민 기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모른척할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는 "정부가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은 톱다운 방식으로 던지고 있다"며 "의료계가 공동의 이해관계자라는 걸 인정하고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이런 계획이 과연 의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울산대 의대 이상일 교수는 "가치기반 지불제도라는 것은 비용과 질을 동시에 고려하겠다는 내용인데, 이러한 지불제도로 가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며 "현재 의료비 비용을 보험권 안에서 책정할 수 있는 것은 비급여가 잡히지 않은 급여자료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치기반 지불제도를 지금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만 하겠다면 상관없지만, 전면적이고 장기적으로 가려면 비급여를 포함한 모든 진료비자료를 제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평원과 공단은 가치기반 지불제도 개편안의 방향성에는 찬성하지만, 앞서 해결할 과제가 있으며 의료계와의 적극적인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평원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은 "가치기반 지불제도로 가야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심평원에서 받는 자료가 가치에 관한 자료냐고 묻는다면 거의 없는 실태"라고 말했다.
지 실장은 "논의되고 있는 가치라면 환자가 어떻게, 얼마나 아파 병원에 가서 어느정도 좋아졌다는 것인데, 심평원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기본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가 어떤 상태로 퇴원했는지에 대해 알 수 없다. 오로지 무슨 약을 받고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만 알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은 다 DRG이거나 국가산하 기관으로 적절한 퇴원·진료를 확인하는데, 우리나라는 그에 대한 적절한 법적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환자 입장에서의 가치기반 평가와 지불제도로 가려면 자료룰 수집할 법적근거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현재룡 건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대형병원 쏠림 뿐만 아니라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의원급에서도 상위 10%만 호황을 누리고 나머지는 굉장히 어려운 실정"이라며 "수가 인상만으로 타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왜곡된 지불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될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현 부원장은 "지불체게 개편도 이 같은 상황의 악화를 막겠다는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말이 있다. 시행가능한 단계과정 중심으로라도 의료계와 협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수가나 지불체계 이야기만 나오면 의료계는 긴장하고 DRG로 갈등을 겪다가 한발짝도 못나갔다"며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의료계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政 "지불제도 구체적 방안 아직 없고 총액계약제 검토 아니다"
한편 복지부는 이 같은 의견에 의료계와 대화를 통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보험급여과 홍승령 사무관은 "오늘 발표한 지불제도가 정부가 생각하는 전체적인 로드맵은 아니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지불제도를 어떻게 개편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적 없다"며 "총액 관리를 위해 이런 지불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논점을 갖고 지불제도 개편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총액계약제와 거리를 뒀다.
홍 사무관은 "(복지부가) 지불제도에 대해 가진 기본적인 생각은 건강보험 자체가 국민에게 적정한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에, 의료 질이 저하되지 않게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신뢰가 없고 소통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며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정부가 권위주의적 방식은 아니다. 실행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국민 모두와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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