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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의 신약 도입이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해 환자가 얻는 임상적 편익 등 혁신성은 미흡하다는 정부 출연기관의 평가가 나왔다.
빠르게 늘고 있는 고가 신약의 신속한 급여화는 재정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약급여 체계에서 가치평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복지 이슈 앤 포커스’를 통해 ‘고가 신약의 효과적 급여 관리를 위한 해외 동향과 시사점’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항암제 등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의 세계 의약품시장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30%를 차지한 이들 고가 의약품은 2021년 3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2021년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개발되는 신약들은 기술적 특성에 따라 약가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점차 약품비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항암신약 가격은 지난 15년 동안 5~10배로 높아졌다. 2014년 미국에서 허가된 모든 항암제 신약의 1인당 연간 약값은 12만 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들 고가 신약은 국내서도 대부분 허가돼 높은 가격으로 급여 신청이 되고 있다. 국내 급여체계에서는 비용효과성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등재 결정과 약가협상으로 급여와 약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고가 신약은 위험분담제나 경제성평가 면제 등의 예외적 절차를 통해 급여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의사결정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국가에서도 매년 꾸준히 신약이 도입되고 있지만 혁신성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2007~2016년 프랑스에서 신약과 새로운 적응증 추가 약의 혁신성을 평가한 결과, 총 992개 의약품 중 65개(6.6%)만 기존 약보다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은 2011년 이후 신약 가치 평가를 한 결과 신약 116개 중 34개(29%)가 기존 약에 비해 개선됐다. 71개(61%)는 개선된 편익이 없으며, 심지어 1개는 기존 약보다 열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에서는 2005~2007년 허가된 의약품 217개 중 단 7개만이 중요한 치료적 혁신성이 있다고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신약, 대안적 가격체계 논의 지속
이 때문에 한정된 재정으로 운영되는 건강보장 체계에서 지속성 확보를 위한 고가 신약의 대안적 가격체계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실제 시장독점권을 가진 제약기업은 막대한 신약 개발 비용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주장하고, 대체 치료제가 없는 중증질환 치료제는 고가임에도 급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선 고가 의약품은 개발 비용을 계산해 약가를 결정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호주 정부는 고가 신약인 C형 간염 치료제와 관련해 총량 및 총액 계약했다. 환자 6만2000명에 대한 5년간 총 10억 호주달러의 약품비를 제약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환자 1인당 약값은 표시 가격의 8분의 1인 1만1715달러로 낮은 수준이다. 보장성과 재정 예측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
잉글랜드는 작년 7월부터 모든 항암제 신약의 가치를 평가해 국가보건서비스(NHS) 체계 안에서 급여하는 ‘new CDF’를 시행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실비아 위원은 “CDF 운영사례는 고가 신약에 대한 가치 평가보다 신속급여를 우선시해 별도 재정 도입이라는 대안으로 접근하는 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고가 신약의 빠른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신속급여를 우선시 할 경우 재정 낭비가 우려된다”면서 “신약 급여체계에서 가치 평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재정 영향이 매우 큰 고가 신약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안적 가격 지불 방법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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