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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는 일종의 '위로' 과정이다. 진료시간이 온전히 환자를 위해 쓰여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고유명사가 돼 버린 3분진료.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상도)이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일 외래 환자가 1만명~1만1천명에 달하는 이 병원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 겨우 3분 진료를 받고 나오는 모습이 흔한 광경이 돼 버린 현실에서 과연 ‘심층진료’가 자리잡을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시행 중인 심층진찰은 3분 진료를 개선하고, 중증도가 높은 초진 환자에게 충분한 진료 시간(15분)을 제공한다는 것이 그 취지로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전국 총 19개 의료기관이 선정됐다.
서울아산병원은 2월20일부터 총 7개 진료과에서 중증, 희귀난치질환 중심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호흡기내과에서는 임채만 교수(중증호흡기질환, 중증폐렴), 최창민 교수(폐암)가, 소화기내과에서는 박도현 교수(췌장암, 담도암), 예병덕 교수(염증성장질환), 정훈용 교수(암병원-위암, 식도암)가 일선에 나선다.
또한 흉부외과에서는 김용희 교수(식도암, 식도협착증, 악성중피종), 김준범 교수(대동맥질환, 대동맥판막질환, 유전성대동맥질환), 내분비내과에서는 성태연 교수(갑상선암, 갑상선/부갑상선질환, 부신질환), 이유미 교수(갑상선암)가 담당한다.
여기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암병원-폐암),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노인증후군), 정형외과 이호승 교수(족부질환) 등이 참여한다.
병원 관계자는 “20일부터 진료과마다 시행됐다”며 “1차 병·의원에서 심층진료를 의뢰받은 중증암, 휘귀난치질환, 미진단 질환 등 중증 질환자로 본인이 직접 진료협력센터로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합리적 의료전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로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기능인 중증질환 입원환자 중심 진료시스템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심층진찰 시범사업에 참여키로 한 아산병원 A교수는 “이번 시엄사업을 통해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치료효과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A교수는 “병원에서는 심층진료 참여를 원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며 “사실 노년내과 특성상 진료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노인 환자의 경우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증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을 거쳐 오기 때문에 적어도 10분 이상 소요된다”며 “심층진찰이 진행되면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그 간의 아쉬움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향후 노인포괄평가와 함께 노인약물조화클리닉 운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교수도 “병을 치료하기에 앞서 환자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이 중요하다. 환자의 이야기를 편하게 들어주는 일에서 진료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공감 의사를 표했다.
사실 현행 행위별 수가제도상으로는 환자 1명을 진료할 때 의사가 올리는 수익은 평균 1만원(개인 부담+건강보험공단 부담)이다. 진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무엇보다 제도권 내에서 ‘소통’은 점점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지만 괴리감이 크다. ‘소통’과 ‘대화’가 결여돼 생기는 환자-의사 간 불신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판단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입원한 환자가 의사에게 말할 기회나 시간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입원환자가 많은 진료과는 교수 1명이 담당하는 환자가 30명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B교수는 아울러 “환자를 많이 보고 병원 수익이 창출되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기여하려면 이번 심층진찰이 바람직한 제도로 자리잡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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