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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ICT 기술의 발전으로 첨단 의료기기 분야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예상됐던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생각보다 성장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대규모 성장을 예측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반(Frost&Sullivan)은 올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37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서도 전망은 비슷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역시 “건강·헬스케어 분야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세계적으로 연평균 15.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및 가상현실(VR)과 같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 속도에 비하면 현재 웨어러블 시장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서는 애플의 애플워치, 핏빗의 아이오닉·버사, 샤오미의 미밴드 등 주로 피트니스 밴드 제품이 출시돼 있다. 국내 제품으로는 인바디의 인바디밴드, 웰트의 스마트벨트가 있지만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건강관리 수준의 스마트밴드 기기는 현재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웨어러블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핏빗도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이 13.3%대로 떨어지며 애플워치에 자리를 내 줬다.
반면 애플워치는 심박수 측정 정확도 개선과 혈당 체크 기능 등 새로운 기술 도입이 통했다는 해석이다. 작년 4분기에 기기 800만대를 출고하며 전년 동기대비 57.5% 증가한 수치를 기록,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그렇다고 해서 저가 제품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쉬운 것도 아니다. 샤오미의 미밴드가 우리나라 돈으로 2~3만원 수준의 가격이 책정돼 있어 이보다 저렴하면서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고성능의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기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맥박이나 운동량 등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심전도나 산소포화도, 혈당, 혈압과 같은 의료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는 어떨까.
아이디어 자체는 많다. 일본에서는 최근에 팔에 커프를 두르지 않고도 혈압을 잴 수 있는 측정기가 개발됐고, 구글은 혈당을 체크하는 콘텍트렌즈를, 노키아는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연구하고 있다.
문제는 정확도다.
이와 관련,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측은 “웨어러블 기기에는 데이터의 정확성 및 여러 신호 인식을 위해 다수의 소형화된 센서가 요구될 뿐만 아니라 일부 신호는 신체 특정 부분에서만 인식되기 때문에 정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코 캠퍼스 E헬스 연구팀이 애플워치의 심장발작 감지 정확도를 연구한 결과로는 민감도와 특이성이 각각 98%와 9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캐나다 온타리오 퀸스 대학에서 ICU 환자들에게 핏빗 장비를 차게 하고 2년간 데이터를 측정한 결과 심박수 감지에 대한 특이도는 98.8%로 높았으나 민감도는 69.5%로 크게 낮은 수치를 보여 차이가 심했다.
기능적 측면 개선 뿐 아니라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통해 도출되는 데이터의 표준화 및 보안 측면 논의도 아직 미흡하다. 결국 지금과 같이 웨어러블 기기의 이점이 명확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토양도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 진출의 정체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의 진입 장벽이 높아져 이전과 달리 국내 기업들이 발을 들이지 못하는 것”이라며 “헬스케어 시장 수요 자체가 늘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기능을 갖출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