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사들이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장 주 52시간이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병원의사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9일 성명를 내고 환자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의사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무엇보다 북한군 귀순 병사의 총상,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 등을 계기로 추진되고 있는 제도 변화의 방향성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강요하는 의료시스템이나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아닌 의사 개개인의 무조건적인 희생만 요구하는 방향으로 후속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환자안전과 직결되는 의사들의 노동권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의사는 "대다수 전문의들은 아무런 법적 보호장치 없이 주 80시간이 아니라 온콜을 포함하면 사실상 쉬는 시간 없이 24시간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의사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내린 결정은 바로 환자에게 위해가 될 수 있다"며 "환자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근무환경을 확보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병원은 진료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그 일환으로 '병원의사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전문의 근무시간은 온콜을 포함해 최장 주 5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중환자실 등 병동 난이도에 따라 적정 전문의 수를 확보한 병원에 한해 진료를 허용토록 하는 내용이다. 즉 의사들의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는 병원은 환자를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응급환자의 처치 능력이 없는 한의사를 병원 당직체계에 산정하는 현해 당직 규정 철폐도 요구했다. 협의회는 "정부는 허울뿐인 지원과 비현실적인 규제를 중단하고 의사와 환자 모두가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마련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병원 내 사고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