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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근거 기기는 의사, 한의학 근거 기기는 한의사"
의협 한특위 이무열 위원 "몇시간 교육받고 고유한 전문영역 넘보면 안돼"
[ 2019년 08월 28일 05시 28분 ]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국내 특수 상황으로 인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일 연출되고 있다. 운신의 폭이 좁아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처음에 법이 만들어지고 규정이 정해졌을 때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최근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사용을 둘러싸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공방이 또 다시 벌어지자 현행 법과 정책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이무열 교수(중앙의대 생리학교실)는 최근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 정책심포지엄에서 ‘의학자 관점에서 바라본 한의학’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무열 위원은 “한의학계의 움직임이 수 년 전부터 심상치 않다”며 “매년 의과 영역과 한의과 영역을 둘러싼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의협 회장이 나서서 계속해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교육 과정에 포함돼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며 “더욱이 대중들은 이를 전문가 집단의 밥그릇 싸움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먼저 의학과 한의학이 다르듯 의사와 한의사도 다르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이 교수는 “같은 의료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의학은 의학이 될 수 없고, 한의사는 의사가 될 수 없다”며 “현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양의사’, ‘양방’이라는 표현 자체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표했다.


이 위원은 “엄연한 교육 과정이 다르고 인증 과정이 구분돼 있다”며 “학문적 체계마저 전혀 다른데 같은 의료인이고 인체를 다룬다고 해서 의사와 한의사를 유사한 직업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한의협은 기초의학, 한의학 과정의 60~70%는 유사할 뿐만 아니라 한의사도 의사들이 하는 술기나 이론을 숙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위원은 “이런 논리라면 일부 의학과 관련이 있는 과인 간호학과나 의공학의 경우에는 90% 이상 유사 교육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이 의사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단 몇 시간의 교육을 받은 것만으로는 4년 이라는 시간 동안 의학이나 한의학을 전공하는 전문인의 고유 업무를 넘볼 수 없지 않냐라는 것이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란은 양측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의료법에 따르면 한의학적 의료란 한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만들어진 진단 지침 및 진료 지침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위원은 “관건은 현대 의료기기 가운데 한방 이론을 근거로 만들어진 한방 현대의료기기는 한의사들이 사용해도 무관하지만 의과 이론을 근거로 개발된 의과 현대 의료기기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위원은 “현행 법과 정책을 따르기 힘들만큼 상황이 변했다면 이제는 두 전문가 집단이 상호 존중 원칙 하에 모여 허심탄회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분명한 것은 결코 의료인이 배제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로 의학과 한의학 전문가 집단 간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모든 것은 타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되는 초라한 결말이 예고될 뿐”이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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