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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발암 위장약 뒷처리는 '병·의원·약국'
[ 2019년 10월 04일 06시 12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수첩] 국민 144만명이 복용하는 위장약에서 발암 추정물질(NDMA)이 검출됐다. 고혈압약 발사르탄 사태 수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다시 의약품 불순물 사건이 터졌다.

발사르탄 사태 당시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에는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조치에 나섰다. 라니티딘 성분 완제의약품 269품목을 전량 회수 및 잠정 판매 시켰다.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은 "자체 조사결과 잠정관리 기준(0.16ppm) 초과 암 유발 물질이 검출됐다"며 "환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이 같은 결정은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이 같은 식약처 조치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제품 회수 및 판매 중지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GSK, 대웅제약, 일동제약, 제약약품, CJ헬스케어 등은 라니티딘 제제 의약품 회수 공문을 병·의원, 약국, 의약품유통업체에게 보냈다. 

제약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회수하고 거래 의약품유통업체를 통해 해당 제품, 제조번호, 반품량 자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2700억원 규모의 라니티딘 판매 중지로 손실이 크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서둘러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라니티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병·의원과 약국 등이다. 지난 9월 16일 '발암물질 미검출'이란 식약처 1차 발표에 안도했지만, 26일 2차 발표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발표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라니티딘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144만명, 해당 의약품 처방 의료기관은 2만4301개에 달하는 만큼 환자들의 민원이 쇄도할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했다.

실제 병원계는 라나티딘 의약품 유통 및 처방 중단에 따른 환자들의 동요를 우려했다. 발사르탄 사태 당시 혼선을 빚었던 의료현장의 혼란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가 식약처와 함께 라니티딘 의약품 재처방 1회에 한해 본인부담금 면제를 적용키로 하면서 실제 환자들이 병·의원을 가장 먼저 찾을 수 밖에 없다.
 

약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특히 이번 라니티딘의 경우 발사르탄 사태보다 더 큰 혼란이 예상돼 약사들이 초긴장 상태다.
 

식약처가 라니티딘 위장약 전량 회수 조치를 내려 대체조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복용 중인 약 가운데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이 있다면 환자가 병원에 가서 재처방을 받은 뒤 약국으로 와야 한다.
 

약국에서는 환자가 복용 중인 약 가운데 위장약만 골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해 줘야 한다. 약을 장기 처방 받은 환자가 약국을 찾는다면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상황이 펼치지게 되는 셈이다.
 

약 재처방과 교환보다 더 큰 우려는 환자들의 민원 응대다. 불안감에 호소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고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는 일이다. 실제 식약처 발표 당일 진료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문의가 병원에 쏟아졌다.

의료인으로서 직업적 사명감에 따라 지원에 나서지만 이 같은 사건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 의약계는 우려하고 있다. 발사르탄 사태 때도 식약처는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1년 만에 그 약속은 깨졌다. 

때문에 의약품 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해외 규제기관에서 안전성 이슈를 제기하기 전에 국내서 활용 및 검증가능한 의약품 품질 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 손실을 줄이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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