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사 재량과 책임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비급여 의약품 허가 외 사용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비급여 처방 내역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보고되지 않는 만큼 이들 의약품이 당초 허가 외에 사용되더라도 이를 관리, 감독할 마땅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감사원이 31일 공개한 ‘2020 회계년도 국가결산감사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의약품 허가 외 사용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현행법상 급여 의약품에 대한 의사 허가 외 사용은 불법이 아니다. 의사가 진료상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복지부장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허가 외 사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환자에게도 허가 외 사용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약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 허가 외 사용하고 환자로부터 비용을 징수한 경우 환수 및 업무정지, 과징금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비급여 의약품이다. 허가 초과 사용승인절차가 운영 중인 급여 의약품과 달리 비급여 의약품의 허가 외 사용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급여 의약품 중에도 미용 등의 목적을 위해 허가 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규제할 관리체계가 부재한 실정이다.
이는 정부가 의료적 관점이 아닌 건강보험 재정 관점에 따라 관여 정도를 달리하는 것으로, 의약품 허가 외 사용에 대한 안전관리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미용시술 및 비만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비급여 의약품의 허가 외 사용 규모와 실태, 이로 인한 이상사례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우선 미용시술에 주로 사용되는 9개 주사제의 허가사항과 실제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보툴리눔 성분 주사제는 대부분이 주름 개선 등 미용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보툴리눔은 △눈꺼풀 경련 △첨족기형 △심한 미간주름 △뇌졸중 관련 상지 경직 등으로 허가돼 있지만 당초 의료목적에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얘기다.
감사원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185억원 가량의 보툴리눔이 공급돼 거의 전액이 비급여로 사용되는 등 4년 동안 9개 의약품 총 7691억원이 대부분 허가 외로 사용됐다고 추산했다.
특히 이 기간동안 9개 주사제 관련 중대 이상반응은 116건이 보고됐고, 이 중 37건이 허가 외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7개 경구제 역시 당초 허가사항과 다른 사용이 만연해 있었다.
△우울증 △신경성 식욕과항진증 △간질 △비만환자 체중 감량 등으로 허가됐지만 실제로는 일반인의 체중감량이나 식욕억제 등 미용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들 의약품은 지난 4년 간 8711억원 가량이 공급돼 이 중 7999억원이 비급여로 사용됐다. 비율로는 91.8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들 의약품 관련 중대 이상반응은 70건이 보고됐고, 이 중 28건이 허가 외 사용된 것으로 감사원은 추정했다.
감사원은 “비급여 의약품 오남용 등으로 환자안전이나 자기결정권 보호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며 “복지부는 허가 외 사용 안전과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