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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마라톤 수가협상 패러다임 언제쯤 변할까
재정소委 6시간·논의 42회 가졌지만 병협·치협은 '결렬'
[ 2021년 07월 12일 12시 27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은 이번에도 법정기 한인 5월 31일 자정을 훨씬 넘긴 6월 1일 오전 10시경이 돼 서야 끝났다. 
 
늘상 ‘시간끌기’, ‘눈치싸움’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올해는 특히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코로나19 여파가 협상에 있어 공급 자와 가입자단체 간 너무나 큰 간극을 만들게 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지속, 일부 진료과 폐업률 급증할 정도로 위험”
 
수가협상 전부터 공급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 기관의 사정을 고려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수집한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건보공단의 태 도 변화를 촉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의약단체 첫 상견례 자리에서 대한의 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 소상공인, 자영업 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의료기관도 비슷한 상황”이 라며 “일부 진료과목의 경우, 지난해 폐업률이 최근 20년 간 평균에 비해 30배가 넘는다는 통계도 나왔다”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일본은 수가 개선으로 의료진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고, 중환자 진료 수가를 3배 인상하기도 했다. 반면 우 리나라는 코로나19 환자 첫 발생 이후 올해 1월까지 부분적인 개선만 있었을 뿐 크게 미흡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장성 강화 추진 과정에서 정부 정책은 현실을 반영하 지 못했다. 공급자가 배제된 재정소위에서 일방적으로 총 재 정 지출을 정해두고 제로섬 게임을 하는 수가 ‘협상’이 아닌 ‘통 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보건의료지표가 OECD 평균을 능가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보험을 택한 주요 선진국들의 국고 지원율은 30~50%가량인데 지난해 우리나라는 14%에 불과했다”며 “매년 이뤄지는 수가협상이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도록 해 달 라”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수가협상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도 의료기관 역할이 매우 커질 것이다. 각 병원마다 의료 인력을 쥐어짜내다시피 해야 적기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국가적 난제가 의료진들에게 계속 강요 되고 있다. 종사자들이 격려받았다는 느낌을 들게 해 주시면 좋겠다”며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의 틀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회장도 “치협 자체 조사 결과, 지난 해 전체 진료 수입의 2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과는 비말 감염 예방을 위해 환자마다 진료비에 맞먹는 각 종 감염 예방 소모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측면이 수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도 “한의 진료비가 지난해 2.6% 감소하면서 역성장을 했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노 력하는 의료진과 진료 환경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배려가 요 구된다”고 주장했다.
 
“병·의원 어려움 인정하지만 GDP 감소 등 국민도 힘들어”
 
그러나 가입자 단체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건보공단 첫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윤석준 위원장은 “지난해 는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기존에 공개된 자료 만 봐도 요양기관들 어려움을 잘 알 수 있다”면서도 “한편으로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가입자인 국민들도 큰 어려 움에 처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측면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 수 가협상의 어려움이다. 오늘 재정위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드러 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국민들 의료이용량이 줄어들면서 공단 적자 폭이 예측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보험 료를 내는 국민들의 삶도 어려웠다는 것이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납부조차 어려운 사례도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도 가입자 단체는 통상적 수준의 환산지수를 받아들 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실제 인상률은 2%에도 미 치지 못했다.
 
당시 가입자들 또한 보험료 동결까지 요구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공단 입장에서는 자연히 양측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 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윤석준 위원장은 “앞으로 건보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재정소위 를 거치며 논의가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자와 가입자의 어려움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올해는 어느 때보다 남다른 협상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우려가 현실로 16시간 마라톤 협상
 
이처럼 가입자와 공급자 간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최 종 수가협상일이 다가왔다.
 
3년 연속 협상이 결렬된 의원급 수가협상을 맡은 김동석 단장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3차 협상 당시 의원급 수가 인상 률을 4.9%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동석 단장은 “막상 협상을 시작하고 나니, 공단과의 입장차 가 너무 커서 2차 협상때까지 수치를 제안하지 않았다. 제안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에서 6%로 잡았다가 4.9%까지 내려서 제시했다. 이 정도는 협상할 수 있는 선이 아닐까 한다”라며 “전체 추가 소요재정을 대폭 인상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급자 단체에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지난번 협상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공단 도 마찬가지였다. 추가 재정소위가 종료되고 나면 좀더 명확 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이진호 부회장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협 상장을 빠져나갔고, 대한약사회 오인석 보험이사도 “2차협상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여전히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성훈 보험이사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더 라도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수가를 인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 했다. 1차와 2차 협상 때도 계속 언급했던 것”이라며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다.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급자 단체를 또한 ‘마라톤 협상’을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한 셈이다.
 
실제로 3차협상 후 추가 재정소위가 3차례나 더 열렸고 총 수 가협상 시간은 16시간이나 걸렸다.
 
또한 이 같은 장기 협상에도 불구하고 병원과 치과 영역의 협 상은 결렬됐다.
 
수가협상이 종료된 6월 1일 공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2 년도 평균 인상률은 2.09%(추가소요재정 1조666억원)로 전년도 인상률 대비 0.1%p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으며 의원 3.0%, 한방 3.1%, 약국 3.6% 인상 등 5개 유형은 타결됐 고 병원 및 치과 2개 유형은 결렬됐다.
 
수가협상 타결을 이끌어 낸 공급자 단체는 하나같이 ‘고통 분 담’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타결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평균 인상률 1.99%, 밴딩 9416억원을 고려하면 올 해 평균 인상률 2.09% 및 밴딩 1조666억원은 소기의 성과라 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급자 단체들 모두 이보다는 큰 폭의 인상률을 기대 한 것으로 보인다.
 
의원 유형 수가협상단은 가장 먼저 타결을 선언했다. 당초 인 상률을 6%까지 고려하고 있었지만 3%선에서 합의를 봤다.
 
김동석 의원급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여러 차례 밴드 인상을 건의했으나 생각만큼 반영되지는 않았다”며 “우리가 원하는 수치여서 타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국민들이 보험료 인상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 이고 있고, 가입자 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고통을 분담코 자 하는 차원에서 타결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대한조산협회가 4.1%에서 협상을 타결했고, 약국 유형 협상을 맡은 대한약사회도 3.6%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대한약사회 박인춘 상근부회장도 “우리가 원하는 수치보다는 부족했다. 회원들의 어려움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 며 “끝까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방 유형 협상을 맡은 대한한의사협회는 10차례나 협상을 진행했으나 공단이 제시한 3.1% 인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진호 부회장은 “예상 수치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국민의 어 려움을 나눈다는 차원에서 수긍했다”며 “한방 유형의 급여화,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 가입자 단체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 유형과 치과 유형은 끝내 결렬됐다.
 
병원 유형에서 공단 인상률은 1.4%, 공급자 단체는 1.7%를 제시했다. 또한 치과는 공단 측에서 2.2%를 제시했는데, 공 급자 단체는 협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아예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성훈 보험이사는 “간극이 너무 커 협상을 하지 못했다”고 밝힌 채 협상장을 떠났다.
 
1일 오전 8시까지 협상장을 오간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 장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런 것(수가협상 결과)들이 병원의 사기를 떨어뜨려 걱정이 앞선다”며 “일시적인 급여비 증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분석이 안 됐고, 제도적 문제는 늘 ‘문제다’ 라는 인정만 할 뿐 고쳐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겉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추가재정이 증가하고, 결렬이 많았던 단체들도 타결을 택해 보다 진일보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입자와 공급자 간의 큰 시각차만을 재확인했다는 점 에서 앞으로의 협상은 또다시 원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여전히 양측의 갈등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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