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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모발이식술 과정에서 비의료용(사무용) 접착제를 사용한 의사에 대한 면허정지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된 '의료인의 품의를 손상시키는 행위'와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이상훈)는 피부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최근 기각했다.
2016년 A씨는 무모증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 B씨에게 하복부 모발이식수술을 했다. 그 과정에서 시술부위에 '물체 접착용 스프레이'를 사용했다.
B씨에 따르면 그는 시술 전 A씨에게 비의료용인 해당 제품을 사용해도 괜찮은 것인지 물었다. 이에 A씨는 '특허 받았다', '논문도 있다'며 B씨를 안심시켰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여러 의학회장 경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후 B씨는 불면과 함께 숨이 차고 심장이 떨리는 증상을 호소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B씨는 백혈구감소증과 부정맥 등 진단을 받게 됐다.
해당 접착제가 원인임을 의심한 B씨는 해당 접촉제를 사용한 회사에 직접 문의했고, 회사 측은 '인체에 사용하는 용도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또 해당 접착제가 환경부에서 발표한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단 사실을 안 B씨는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했다.
B씨 민원을 접수한 관할 지자체는 유관학회 회신을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고,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관할 지자체 의견을 받아들여 A씨에게 면허정지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현행 의료법 시행령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의료인 품위 손상 행위의 하나로 규정한다. '비도덕적 진료행위'란 사회통념상 의료인(의사)에게 기대되는 도덕성과 직업윤리를 훼손하는 것을 뜻한다. 의료인 품위 손상 행위는 면허정지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A씨는 "복지부 처분 근거가 적법하지 않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 변호인 측은 "'의료인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와 '비도덕적 진료행위'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반 된다"며 이 같은 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한 ▲접착제가 의학적 필요성에 따라 사용된 점 ▲의사로서 사전 검사를 통해 최소한의 분량을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한 점 ▲전문가들이 해당 접착제 사용에 관해 안전성을 인정하는 점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비춰 볼 때 신체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점 ▲의료용품 중 이 사건 접착제를 대체할 제품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처분이 부당하다고 했다.
"논문 있어도 국가 공인기관으로부터 검증받지 않아, 의료관계법령 입법취지 몰각"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먼저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 "의사가 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직업윤리를 지키지 못해 환자의 신뢰를 훼손시켰다면 이는 의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이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해선 "사회통념상 의료인(의사)에게 기대되는 도덕성과 직업윤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진료행위 중 도덕적 비난가능성이 있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 행위는 이 같은 '품위손상'과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에 의해 확인되고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는 항상 국민보건에 위해를 발생케 할 우려가 있다"며 해당 제품이 약사법과 의료기기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국가공인 기관으로부터 검증받은 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의료용으로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이 사건 접착제를 사용한 것은 의료관계법령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며 A씨 과실을 지적했다.
일부 학회가 해당 접착제에 대해 '국내외 다수 의사들이 사용하고 효과도 확인된 방법', '실제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보임', '인체 위해(危害) 위험성이 높지 않아 보임' 등의 자문을 보내온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문 요청에 대해 다른 학회들은 '실무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체에 직접 사용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음'이라고 회신한 점에 비춰 보면, 의학계 전반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의료기술인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된 의견서들은 대부분 추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못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