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사전통지 없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들에 의해서만 실시된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에 대해 법원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195만원의 환수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조사는 적법하게 이뤄졌으나 환수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2부(재판장 정용석)는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로 업무정지·요양급여 환수처분을 받은 한의사 A씨가 복지부와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처분 취소 청구에서 최근 원고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앞서 2016년 복지부는 A씨가 운영하는 한의원에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A한의원은 실제 내원하지 않은 환자가 내원한 것처럼 꾸며 진찰료 등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복지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정지 40일 처분을 내렸고,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용 1195만원을 환수했다.
하지만 A씨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먼저 "이 사건 현지조사가 이뤄지기 전(前)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른 사전통지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현지조사가 복지부 소속 공무원 참여 없이 진행됐는데, 이는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조사"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복지부의 사전통지가 없었던 것에 대해선 "행정조사기본법은 조사 7일 전까지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단서 조항으로 '증거인멸 등으로 행정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도록 판단되는 경우'에는 조사 개시와 동시에 구두로 통지할 수 있다"며 이 사건의 경우 사전통지 예외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 공무원 없이 조사가 진행된 것도 "심평원은 건보법에 의해 요양급여비용의 심사, 적정성 평가, 급여비용 심사 등 복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며 "또한 조사명령서도 복지부 장관 명의로 발급된 바,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실시됐다고 할 수 없다"며 복지부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건보공단에 대해선 환수금액을 산정하는데 어떤 사항을 고려했는지 기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 환수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