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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병원들···"이 시국에 웬 진료비 연대보증 금지"
의료법 개정 재추진···"사라진 관행인데 법으로 규제는 시대착오적 발상"
[ 2021년 11월 01일 05시 46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료기관들의 진료비 연대보증을 원천적으로 금지시키는 법안이 다시금 추진되자 병원계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선 병원 현장에서 ‘진료비 연대보증’이 사라진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환자와 진료계약을 체결할 때 연대보증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일부 병원이 진료계약 체결시 연대보증을 강요하거나 연대보증이 없을 경우 입원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취지라고 인 의원은 설명했다.
 
특히 국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고, 이 비율은 계속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대보증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진료비 연대보증 요구 금지법’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제20대 국회에서도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이 동일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의료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금 연대보증 관련 법안이 발의되자 병원계는 반감을 나타냈다.
 
진료비 연대보증은 과거에 일부 의료기관들 관행이고, 만약 이를 빌미로 진료를 거부한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연대보증으로 실제 진료를 거부하는 곳은 없다는 주장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진료비 연대보증은 사라진지 오래”라며 “미수금은 여전히 병원들 고민거리이지만 의료법 위반을 감수하면서까지 연대보증을 강요하는 곳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소액 진료비도 지불하지 않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병원은 땅 파서 운영하는 게 아니다. 오죽했으면 과거 ‘보증’이란 제도까지 강요했겠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소병원 이사장은 “대다수 의료기관이 미수금을 회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이는 결국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병원은 행정적·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의료법 상으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 굳이 연대보증을 진료거부 사례로 명시하는 것은 논리를 찾기 어렵고, 법률 체계와도 맞지 않”라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는 법적 제재보다는 진료비 미수금 보전방안, 대불제도 확대, 지불보증제도 마련 등 다양한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진료비 미수금이 많은 곳은 정말 큰 금액”이라며 “무조건적인 병원 규제에 앞서 그 본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실제 주요 사립대병원의 결산보고서를 토대로 누적 미수금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적게는 수 십억원에서 많게는 수 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의료원의 경우 1437억57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B의료원이 531억1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C의료원의 누적 미수금도 85억4000만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연대보증 미작성을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면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해당하는 만큼 입법 필요성이 적다는 판단이다.
 
복지부는 인재근 의원의 국정감사 서면답변서를 통해 “민사상 계약에서 연대보증 요구는 위법이 아니지만 이를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법 시행규칙에서는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번 개정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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