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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괄수가제 실시, 암환자들 다 죽으라는 거다”
암환자권익협의회 등 환자단체, 심평원 앞 집회···“고가항암제 50개 제외 철회”
[ 2021년 11월 04일 05시 52분 ]
촬영=신용수 기자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어느덧 옷깃을 여미게 되는 날씨가 찾아온 3일, 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아프고 지친 몸을 이끌고 서울 길바닥 한복판에 주저앉았다. 이들이 모인 곳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별관 앞. 환자들은 이제 두 달 뒤면 죽은 목숨이라고 부르짖었다. 신포괄수가제로 면역항암제 등 고가 항암제가 대거 급여에서 빠지게 된 까닭이다. 
 
담도암환우회,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신포괄수가제대책회의 등 복수의 암환자 단체는 3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별관 앞에 모여 신포괄수가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환자들이 문제를 삼는 신포괄수가제는 심평원이 최근 내년 적용을 목표로 내놓은 개정안을 말한다.

심평원이 신포괄수가제 적용 중인 98개 의료기관에 보낸 ‘2022년 적용 신포괄수가제 관련 변경사항 사전 안내’ 공문에 따르면 희귀의약품을 비롯해 ▲2군 항암제 및 기타약제 ▲사전승인약제 ▲초고가 약제 및 치료재료 ▲일부 선별급여 치료 등을 전액 비포괄 대상으로 분류, 비급여로 전환한다. 
 
암환자 단체들은 특히 ‘2군 항암제’ 50여 종이 신포괄수가제 제외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점에 분개했다. 2군 항암제는 항암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2차 치료제로 키트루다나 옵디보, 여보이 등 표적항암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2군 항암제는 대부분 환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고가약에 속한다. 키트루다의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3주에 30만원(5%)이면 되지만, 내년 제도 개정 이후에는 600만원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환자들이 급여가 적용되는 항암제로 다시 바꾸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환자단체 한 회원은 “암이 전이되거나 암종이 커지지 않는 이상 처방을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며 “약값이 비싸져도 항암제를 바꿀 수 없다. 결국 약값을 낮추려면 암이 심해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집을 팔아서 치료를 받거나 아니면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에서는 애시당초 시범 사업이었다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시범적으로 죽는 경우인지, 환자들을 그저 실험실 개구리로 취급한 것인지를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환자들은 또 복지부와 심평원이 환자들 의견을 애초 반영할 생각이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환자단체 회원은 “복지부는 위에서 결정한 사안이라 바꿀 수 없다. 면담이 무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심평원에서는 심지어 담당자와 면담하려면 환자단체에게 심평원이 있는 원주로 직접 찾아와 서류를 제출해야만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원주에 가려면 하루 생업을 내팽개치고 가야 하는데, 약값을 그렇게 올려놓겠다고 말해놓고 원주로 오라는 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말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촬영=신용수 기자
이 같은 환자들 요구에 심평원은 우선 ‘신중론’으로 대응했다. 환자들과의 빠른 면담도 좋지만, 만나기 전에 환자들 요구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대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장관도 말했듯이 기존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례가 원래 특정 적응증에만 급여였던 것을 시범적으로 확대 적용했던 경우인 까닭에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다. 따라서 환자들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해야 할지 대안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자들과의 빠른 면담도 중요하지만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이들을 만나는 것은 오히려 실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용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빠르게 청사진을 마련해서 조속한 시일 내 환자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 조금만 보건당국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cred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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