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하지 않느니만 못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최근 기자간담회 후 주주들 반응 중 하나다. 실제로 현대바이오는 하루 만에 주가 15% 하락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후에도 좀처럼 이날 쇼크를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기자간담회 개최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바이오는 기자회견을 가진 7일 주가가 2만6550원을 기록하면서 전일 종가 3만1250원 대비 4700원(15.04%)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11월 29일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2만6950원으로 상승한 뒤부터 주가가 전반적으로 우상향했지, 기자간담회 이후 수직 하락해 일주일 만에 원위치 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칫하면 지난달 26일 당시 주가(2만750원) 수준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날 오후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발표를 진행한 일동제약이 코스피 주가가 하루만에 4950원(29.82%) 오른 2만1550원을 기록하면서 상한가에 육박한 탓에 주주들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
현대바이오 주가는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8일에도 350원 더 하락한 2만6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늘(9일) 개장 이후 오전 11시55분 기준 800원 오른 2만7000원을 기록하면서 일정 부분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7일 폭락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주주들은 주가 하락 원인으로 기자간담회에서의 아쉬움을 지목했다.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것과 달리 기자간담회에서 병용요법에 대한 전임상 결과 외에는 뚜렷한 연구 성과를 공개하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대바이오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P-COV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와 항염증제 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이 덱사메타손 단독요법 대비 2.1배 효과를 봤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날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KRIBB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CP-COV03 병용요법은 폐병변 개선율 46.9%로 덱사메타손 단독요법(22.2%)이나 CP-COV03 단독요법(31.6%) 대비 우수한 개선율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바이오는 주주들이 기대했던 ‘코로나19 및 독감 바이러스 동시 차단 효과’ 입증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현대바이오는 독감에 대한 니클로사마이드 효능이 밝혀졌다면서 스위스 취리히대의 연구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는 종양에서 유래한 시험용 세포인 헬라 세포를 이용해서 진행한 세포 수준 연구 결과로, 임상적으로 또는 동물실험 수준에서 입증된 데이터가 아니었다.
발표자인 최진호 단국대 의대 교수는 “CP-COV03 코로나19 관련 임상1상 통과시 2상에서는 코로나19와 독감에 대해 ‘멀티 효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측의 원론적 입장은 확실한 효능 입증을 기대했던 주주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변이에 대한 효과 발표도 아쉬움이 드러났다. 델타 변이 대유행 이후 오미크론 변이까지 국내 상륙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차단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이날 언급한 원론적 입장만으로는 변이 대응력에 관한 확신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은 전임상 중 변이 효능 확인이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최초 바이러스주인 우한 바이러스로 이뤄졌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CP-COV03이 바이러스 표적이 아닌 숙주 표적인 만큼 향후 변이 여부와 무관하게 약효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타 변이에 대한 시험은 차후 진행 예정이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 발표에 있어서도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날 발표에서 진 소장은 “내년 1월초 임상을 마친 뒤 용량 최적화를 마치고 2상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2상을 마치고 긴급승인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현장에서 “다른 회사에서도 임상1상 데이터 검토에만 수개월을 소모했는데 어떻게 상반기 중 2상을 마무리할 수 있느냐”며 청사진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해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현대바이오는 임상 일정을 일부 공개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8일 현대바이오는 임상 1상 투약 일정이 20일로 확정됨에 따라 CP-COV03 임상2상 신청을 늦어도 신년 1월 내에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 측은 “현재 중등도 이하 코로나19 환자들이 다수 입원 중인 某대형병원 측과 임상2상 관련 협의를 이미 진행 중”이라며 “이달 20일 피험자에게 투약을 마치면 2022년 1월 내 1상 최종보고서가 나온다. 1월 내 임상 2상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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