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정부도 지원 방안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백신 국산화 완성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22일 신현영‧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미크론 대응 국내 백신 개발현황 간담회’를 열고 국내 코로나19 백신 업체들의 개발 상황과 백신 신속 개발을 위한 기업들 요구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는 온라인 언택트 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아이진, 유바이오로직스 등 5개 백신 개발 기업이 참여했다.
신현영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내년 4차 접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산 백신을 어떻게 활용할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국산 백신 및 치료제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논의 및 정부 고민이 같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백신 개발사 “개발 속도 올리고 오미크론 변이 대비한다”
코로나19 백신 분야에서 국내 선두주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개발 중인 재조합단백질 기반 GBP-310의 글로벌 3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동시에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를 넘어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동종 계열에 광범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추가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태준 SK 바이오사이언스 개발전략실장은 “GBP-310의 경우 1‧2상에서 완치자 대비 3.2~6배 높은 중화항체가를 확인해 국내‧외 글로벌 3상에 진입했다”며 “내년 상반기 국내 식약처 및 세계보건기구(WHO)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델타‧오미크론 등 변이종에 대처할 백신과 동일접종 및 교차접종을 위한 부스터샷도 추가 연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사베코바이러스 계열에 광범위하게 대처 가능한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면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로부터 5000만달러 정도의 투자를 지원받아 GBP-310의 플랫폼을 활용해 사베코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얀센과 같이 바이러스 벡터(운반체) 기반 단회 접종 백신을 개발 중인 셀리드는 올해 벡터 수정 과정을 거쳐, 내년에는 글로벌 임상 2b/3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도 비임상을 거쳐 내년 3월까지는 임상을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창률 셀리드 대표는 “최초 개발 백신의 1/2a상 주연구를 마쳤고, 이후 대량생산을 위해 벡터를 수정하면서 이에 대한 추가 임상1상을 진행했다”며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임상 디자인을 거쳐 식약처에 IND를 신청해 논의 중이다. 오미크론 백신도 내년 2월 말에는 IND를 신청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 슈도바이러스 19종을 자체 제작해 변이에 대한 평가체계를 구축했다”며 “베타 변이와 델타 변이는 이미 동물시험을 마쳤다. 오미크론 변이도 동물시험을 진행 중인데, 본사 백신 AdCLD-CoV19-1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서는 우한 바이러스보다 중화항체가 6배 낮게 나왔다. 전용 백신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DNA 백신 GLS-5310는 개발 초부터 향후 바이러스 변이 출연을 고려, 스파이크단백질 외에 ORF3a 항원을 추가했다”며 “타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T세포 면역 유도가 우수했고, 델타 변이에서도 중화항체 면역은 감소했지만, T세포 면역은 유지됐음을 확인했다. 오미크론도 현재 동물실험 및 남아공 임상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체 세포 결합 부위인 ACE2 수용체가 형성하는 일시적 감염 융합 구조를 항원으로 선정한 새로운 백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감염 융합 구조는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DNA 백신과 mRNA 백신 후보물질 도출을 완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mRNA 백신을 개발 중인 아이진 측은 “기존 특허권 회피 및 자사 기술 권리 확보를 성공했다”면서 “향후 호주 및 남아공에서 부스터샷 접종을 중심으로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미크론 변이도 내년 7월까지 해외 임상 진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 백신의 경우 현재 임상2상 검체 분석이 끝났고 금년 12월말 중간 결과를 제출할 것이다. 잔여 혈청을 통해 변이주 교차반응도 비교시험 중”이라며 “10월 식약처에 IND 신청 이후 검토 보완 중이다. 필리핀‧방글라데시 등 해외 임상 IND도 12월경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속도 올리려면 심사 간소화‧선구매‧해외임상 인정 등 필요”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국내 백신 개발의 빠른 임상 진입 및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청이 쏟아졌다.
조태준 SK바이오사이언스 개발전략실장은 “변이 바이러스를 목적으로 한 추가 개발 백신의 경우 기존 허가 백신이 있는 만큼 독성시험에 대해 과학적 근거 안에서 일부 면제하거나 아니면 허가에 필요한 요건을 간략화해 속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창률 셀리드 대표는 “빠른 임상 진입과 백신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백신 선구매를 추진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선구매 확정을 통해 국내 백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변이 대응 국산 백신 개발 가속화를 위해 동일 플랫폼의 IND 심사에 대한 선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해외 임상 결과만으로도 국내 허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며 “아울러 임상용 대조 백신 확보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신현영 의원은 “변이 바이러스 관련 독성시험 면제 및 비임상시험 절차 간소화가 가능한지 정부측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선 국내 기업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해 기존 개발 백신의 오미크론 효능 평가 및 신규백신 개발에 착수하도록 오미크론 변이주 분양을 22일 실시했다”며 “또한 매주 범정부 임상시원지원 TF 및 기업간담회 등을 통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개발 속도를 높여서 개발을 완료한다면, 변이 대응 백신도 개발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기존 개발 백신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 또한 변이 대응도 R&D 등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