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입원 치료를 받은 국내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7명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다. 공공병원이 전체 의료기관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을 고려할 때 감염병 대응에서 공공병원의 절대적 역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성아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은 최근 ‘국외 공공병원의 코로나19 대응 사례와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정비 계획’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코로나 환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10명 중 7명은 공공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전체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4만4319명 중 3만2651명이 공공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아 위원은 “공공병원이 전체 의료기관 5% 수준에 불과한 것을 고려할 때 감염병 대응에서 공공병원의 절대적 역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감염병은 발생 시기와 규모, 파급력 등을 예측하기 어려워 수요와 공급에 기반한 시장 체제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며 “민간의료 중심 체계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응 성공국가로 꼽히는 독일과 호주 등 해외 국가 또한 공공의료 병상 비율이 각각 40.2%, 51.7%로 상당히 높았다.
김성아 위원은 “이들 국가는 충분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공공병원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맡김으로써 다른 국가들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독일은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인접해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 중 하나지만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낮다”며 “이는 폭넓고 빠른 진단검사 뿐 아니라 충분한 공공의료체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로,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병원 비율은 다소 낮으나 인구 천 명당 공공병원 병상 수가 9.0개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구 천 명당 의료진 수 역시 의사 6.3명, 간호사 17.1명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세계적으로 우수방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전체 의료기관의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70% 이상을 담당하며 절대적 역할을 맡았다.
김성아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유행 초창기 영국과 이탈리아 등 상당수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고 의료 붕괴를 맞이한 이유 역시 공공의료체계 부실성에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일각에서는 공공병원 비중이 높은 영국과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 코로나19 피해가 큰 근거로 공공의료 무용론을 제기하지만 이들의 혼란이 컸던 이유는 효율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공의료를 축소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순 양적 확충 아닌 의료인력 충원과 운영 효율화 등 다각도 접근 필요”
독일과 호주 등 코로나19 대응 우수국은 미래를 위한 공공의료 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공공의료 인력 증원에 막대한 투자를 계획 중이다.
김성아 위원은 “독일은 미래를 위한 공공의료 투자에 힘 쓰고 있는데 우선 의과대학 정원을 기존 1만명에서 1만5000명으로 1.5배 확대할 계획이고 간호사와 행정인력 등 공공의료서비스 인력 3000명을 2022년 말까지 추가 고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치명율이 0.2% 수준으로 매우 낮은 호주 또한 코로나19를 겪은 이후 공공병원에 1314억 달러(약 118조)를 투자한다고 밝혔다”며 “공공의료 서비스와 의료진을 위한 기록적인 투자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리 정부 역시 지난해 6월 향후 5년간 약 4조7000억원을 투입해 공공의료 체계를 확충하는 내용을 담은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공의료 강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 및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국가 관리 음압병상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권역질병대응센터를 중심으로 협업 체계를 구축해 감염병 전문병원에 전문 인력 충원 및 교육 인프라를 설치한다.
하지만 김성아 위원은 미래 대규모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순 양적 확충이 아닌 인력 충원과 운영 효율화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의료 강화는 단순히 공공병원을 짓고 규모를 늘리는 양적 확충이 아니라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의료인력 확충과 양질의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 향후 운영 효율화 등을 함께 고려해 공공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