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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아파트 인근에 들어선 정신병원에 대한 지자체의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90병상 규모의 H병원[사진]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아파트 밀집지역 상가건물 4, 5층에 작년 6월 개원했다.
전문의 3명이 노인요양, 정신재활, 알코올치료 등을 담당하는 이곳의 4층은 환자 격리시설로, 5층은 정신과, 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 외래진료를 할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
개원 후 H병원 인접 아파트 주민들은 "정신병원이 입주하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일부는 몰려와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주민들은 의견 수렴절차 없이 정신병원 개설허가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개원 취소를 위해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동의를 받지 않은 혐오시설"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발이 커지자 H병원은 병상을 50개나 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건물주가 "건물을 임대할 때 일반병원으로 알고 계약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계약 해지 및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용인시는 H병원에 대해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처분을 내렸다. 집단민원으로 시작된 건물주의 임대차 계약 취소 및 명도 소송으로 인한 의료기관의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병원 문을 닫게 된 H병원 측은 “법적 근거도 없는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용인시를 상대로 ‘허가취소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수원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김경란)는 24일 “피고는 허가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H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의료기관 개설 장소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기 보다는 건물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내린 처분으로 보인다”면서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정당성 여부도 따지지 않거나 부당함을 알면서도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개설 및 운영에 관한 원고의 권리와 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제한하게 돼 의료법의 입법 목적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후 모든 사정을 고려했을 때 건물주가 제기한 소송 결과가 확정되기도 전에 의료기관 개설 장소 결격사유로 내린 허가취소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