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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다수 학회의 관심사로 떠오른 국제학회 개최. 이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지난달 50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국제학회를 개최한 대한안과학회 곽형우 이사장을 만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적 개최를 위해 준비했던 과정과 노력 등을 들었다.[편집자 주]
"APAO는 단순한 대형 국제행사가 아니라 한국 안과의 능력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 안과학계에서 한국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 4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해 전세계 72개국 5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제27회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APAO).
곽형우 이사장(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안과교실.사진)은 "APAO가 앞으로 국제 안과학계에서 한국 안과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곽 이사장은 “세계 안과학 중심이 미국인 것은 맞지만 너무 미국만 보고 있었다”며 “중국과 인도가 떠오르고 있는데 이들을 놓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 과거 정석(定石)을 따라가느라 쫓아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한국 의료계 수준이 높아진 것과는 별개로 국제 안과학계에서 발언할 기회나 입지는 좁았다. 이는 대한안과학회지 영문판이 SCI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인정돼지 못한 것과 아시아-태평양 안과학회 정규 임원에는 지역별로 배정되는 1~2명만 있었던 것 등에서 드러난다. 곽 이사장은 “SCI 학회지는 의학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 이란(IRAN)도 갖고 있다”며 “정치력의 부재”라고 설명했다. APAO에서 부르면 참석하고 요청도 들어주고, 때로는 초청도 하는 등 교류를 가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목소리를 낼 공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곽형우 이사장은 아시아-태평양 망막학회 회장을 하던 3년 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한국 안과가 나가야 할 방향을 보았다.
"부산 APAO, 성공적 진행 호평"
그렇게 준비한 APAO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곽형우 이사장은 “시드니, 베이징 등에서 열렸던 APAO는 문제를 갖고 있었지만 부산서 열린 이번 행사는 깔끔한 진행으로 호평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 열렸던 APAO는 언어 문제로 자국어로 열린 중국안과학회에만 사람이 몰리고 타 분야는 비교적 한산했으며 시드니에서는 전반적인 강연의 질이 부족한 부분을 지적받았다.
부산에서는 이런 부분을 모두 해결했다. 우리말 세션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됐으며 한국 의사들은 언어를 가리지 않고 높은 참여율을 보여줬다.
세계안과학회장, 미국안과학회장, 유럽안과학회장 등 전세계 내로라 하는 인사가 참여하고 세계 안과학 권위자들이 강연함으로써 강의 수준도 높아졌다.
특히 IT인프라 부분이 주목받았다. 세션을 각 연자가 직접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조정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진 APAO는 프리젠테이션 준비에 최대 3시간씩 걸리기도 했는데 부산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곽 이사장은 “한국 IT인프라에 대해 말만 들었던 사람들에게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 IT인프라가 이런 것이라고 보여 줄 수 있었다”며 “다음 회의를 개최할 인도에서 프로그램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한국 의료진 수준 인정도 성과"
무엇보다 한국의료계 수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해외 학회에는 한국 의료진이 참여해도 소수에 불과, 실력을 보일 기회가 적었지만 올해 대회에서는 홈 어드벤테이지를 받아 세션 대부분에 참여해 세계 유수 석학들 사이에 수준을 보여 줄 수 있었다.
아직은 정치력이 부족하다. 곽형우 이사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APAO 부회장에 당선될 수 있었지만 여전히 한국 임원은 2명에 불과하다.
곽 이사장은 2014년 정해질 세계학회를 유치하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 정치력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앞으로 한국 의료를 이끌 사람들은 펠로우, 전임강사, 조ㆍ부교수 등 젊은이들”이라며 “이들이 국제학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인맥을 만들어 주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경제력이 부족한 중국, 인도 등 인사들에게 행사 등록비를 면제한 것은 물론 40여 명을 선정해 소정의 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미국안과학회 내에서 생긴 한인2세 의사들 모임도 초청했다. 곽형우 이사장은 “적지만 기부금도 냈다”며 “이들은 우리나라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형우 이사장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찾아내고 노력해야 한다”며 “소규모 국제학회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