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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분만을 위해 산모에게 옥시토신 투여 시 유도분만의 필요성과 의미,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병원의 책임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2일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앞서 안산시 소재의 모 산부인과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산모 등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일부 취소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008년 9월 산모 A씨는 출산예정일이 지나도록 진통이 없자 해당 산부인과에 입원했고 병원은 산모와 태아 모두 건강한 상태임을 확인한 뒤 유도분만을 위해 옥시토신을 수액에 혼합해 주사했다.
이후 B씨의 자궁경관이 완전 개대됐지만 태아하강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병원은 분만진행을 돕기 위해 A씨 복부에 푸싱(pushing)을 재차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아의 심박동수가 감소되자 옥시토신 투약을 중단하고 응급제왕절개술을 통한 분만을 진행했다.
분만 이후 A씨는 자궁파열 등으로 자궁적출술이 불가피했고 병원은 A씨에게 자궁적출술 필요성을 설명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자궁 및 난소 주변의 계속되는 대량 출혈을 막기 위해 양측 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했다.
결국 병원은 A씨와 태어난 아기 모두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하고 전원과정에서 산소공급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전원 당시 A씨는 질 열상, 후복강출혈, 범발성혈관내응고장애 등의 증상으로 재개복술을 통해 출혈부위 봉합 시술 등을 받았으며 아기는 뇌에 심각한 저산소성 손상 및 출혈, 부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씨는 병원 측 과실로 양측 난소·난관 및 자궁적출술을 받아 불임이 됐고 아기는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을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원고 측은 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시·감독 없이 누워있는 A씨의 배를 잘못된 방법으로 무리한 푸싱을 해 A씨의 자궁파열과 아기의 태아곤란증 및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궁적출술 당시 이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양측 난소까지 모두 제거한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아기에 대한 응급조치와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지난해 5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푸싱은 분만 과정에서 흔히 이용되는 기술로 자궁파열이 초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자궁척출술에서 양측 난소난관제거는 예측되는 것이 아니며 병원은 아기에 대한 응급 조치와 전원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를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원고가 새로 제시한 주장을 일부 인정함에 따라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옥시토신을 통해 유도분만할 경우 그 부작용으로 자궁파열 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있고 자궁파열은 산모 및 태아에게 모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전제한 뒤 “병원 측은 유도분만 시행에 앞서 충분한 설명을 했어야한다”고 전했다.
즉 ▲유도분만의 필요성 ▲구체적인 투여 방법 ▲유도분만 시 장점 등 ▲옥시토신 투여에 따른 후유증 및 부작용 가능성 등에 관한 충분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병원 측은 A씨에게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병원은 환자에게 옥시토신 투여에 의한 방법으로 유도분만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서울고법은 원고 측이 주장한 옥시토신 투여에 의한 유도분만 시행 과정상 과실 등은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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