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소재의 A대학병원 전공의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에 대한 감염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각자의 진료 결과를 치료에 참여한 다른 의사들과 적절하게 공유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벌금 및 징역형을 받았다.
24일 부산지방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A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전공의 1년차 이 모씨와 3년차 정 모씨에 대해 각각 벌금 1000만원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피해자 김 모씨는 지난 2009년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을 충격하는 교통사고로 턱 등에 부상을 입고 A대학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병원 소속인 전공의 이 씨와 정 씨가 김 씨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게 됐다.
이들은 김 씨에 대한 CT영상 등을 통해 피해자의 목 척추 앞쪽과 종격동 상부에 기종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씨는 후두개곡 혈종과 인두 후방의 부종·발적도 발견했지만 혈종 크기 증가로 인한 기도 폐쇄 가능성과 관련된 의견만 제시했을 뿐이었다.
다만 전공의들은 ‘피해자에게 이비인후과·흉부외과적 특이 소견이 없고 수술 금기사항이 없으므로 성형외과 수술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염증 발생 가능성이나 그와 관련해 관찰해야하는 사항 등에 대해서는 따로 주의를 주지 않았다.
이후 피해자는 성형외과 병동에 입원해 진통제와 항생제를 투여받으면서도 계속해서 목 부위 이물감, 흉부와 경부 통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체온·혈압 등 활력징후가 불안정했음에도 성형외과 의사들은 감염에 대비한 적절한 관찰·치료·협진 요청 등을 하지 못한 채 성형외과 수술에 대비해 필요한 정도의 항생제만을 투여했다.
또한 3년차 전공의 정 씨는 피해자를 직접 진료하고 흉부CT를 새로 촬영했음에도 ‘종격동에 공기량이 많지 않고 특별한 감염 소견도 보이지 않으므로 다른 과에 문의하라’는 의견만 제시했다.
1년차 전공의 이 씨 또한 피해자의 상태가 급속하게 나빠지기 시작한 후 피해자를 진료하면서도 기관절개 필요성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인후부 손상이나 염증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는 심중환자실에서 하방 인두파열에 의한 경부와 흉부 화농성 염증 및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이 씨는 피해자의 인후부 감염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다른 의사들에게 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고 정 씨는 종격동염을 의심·예방·진단치 못해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범죄 사실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전공의들이 조금만 더 감염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각자의 진료 결과를 치료에 참여한 다른 의사들과 적절하게 공유했다면 32세의 건강한 남성으로 벌다른 기저질환이 없었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정 씨는 응급실 진료 기록과 흉부 CT영상만을 근거로 기종이 자연 소멸될 것으로 단정함으로써 피해자에게서 치료 기회를 박탈했으며 이 씨는 업무상 과실로 종격동 기종의 원인, 염증으로 인한 종격동염 발생 가능성에 대해 적정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성형외과 의사 등에 대해서는 인후부 파열이나 종격동염의 진료 영역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